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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즈 Dec 27. 2023

쿠팡 탈퇴해도 괜찮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사주려고 하니 아이가 쿠팡을 검색하기에

엄만 안쓴다고 했다.

몇 년 전 쿠팡 물류센터의 에어컨 미설치 소식을 듣고 홧김에 쿠팡을 탈퇴했었다.     

코로나 초기 시절 마스크 조달을 위해 쿠팡을 자주 쓰던 차였지만     

그래도 내가 노동조합을 하는 사람인데 이건 아니다 싶어서 과감하게 탈퇴 버튼을 눌렀다.   

  

미국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더위에 사람이 쓰러져도     

구급차 부를 비용이 싸다는 이유로 에어컨 설치를 하지 않는다는 걸 읽고 욕했는데     

쿠팡도 그대로 같다니     

사유란에 노동자 갈아서 쓰지 말라고 했던가? 아니면 에어컨 설치하라고 했던가? 기억이 가물거린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나고 쿠팡의 로켓배송이 아니면 큰일 날 것 같았던      

나의 삶도 그냥 유지가 되고 있다.     

때론 미처 준비하지 못한 물건들을 사고 싶어서 가입 버튼에 손이 안 갔다고 하면 거짓말이지만     

그렇게 참아내다 보니 또 익숙해진다.     

쿠팡이 없던 삶을 살았던 때로 돌아간 것이고, 다른 이커머스나 자사 몰(회사직영 온라인 쇼핑몰)도     

꽤 빠른 배송을 보장해 주니까     

 

로켓배송, 새벽 배송 모두 누군가의 아침과 밤을 없애고 만들어 낸 환상.               

문득 내 주위의 많은 물건과 서비스들을 제공하는 모든 노동자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나의 작은 불매가 큰 영향을 미치랴? 싶다가도 또한 나 같은 사람들이 어딘가에 있을 거로 생각한다.     

함께 집회 같은 것에 참석해서 힘을 실어줄 수는 없지만 이렇게 작은 불매를 통해 지지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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