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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윈즈 Mar 17. 2024

'슈돌' 말고, '연애남매'!

아이를 둘이나 낳은자 고개를 들라! 면죄부를 내리노라.

이번 주말은 웨이브 '연애남매'다.     

웨이브 결재하고 뭘 볼까? 하다 보게된     

'연애남매'     

지난 주에 본 사상검증도 그렇고, 왜 이렇게 제목에서 브레이크가 걸리게 되는지.     

약간 생경하고 거부감 들게 해서 잊히지 않게 하겠다는 전략인 건가? 싶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내용이라 이해는 간다.

     

포맷은 남매가 서로를 숨기고 각자의 연인을 찾는 내용.     

'환승연애'로 엄청난 반향을 이끌었던 '이진주 PD'의 새 작품     

정말 천재, 만재다.               

3월 15일 기준 3부까지 방영되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이 프로그램이 나갈지는 모른다.     

지금까지 방영된 3부까지 본다면     

이 프로그램 재미있다.      

패널들도 기존의 관찰 연애 프로그램에 맞는 적절한 리액션을 보여주고     

파트리샤와 조나단이 현실 남매의 반응을 보여주면서 이것이 남매 예능임을 일깨워 준다.     


연인을 찾는 것이 주 된 목적이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재미도 재미지만 묘한 위로가 된다.               

남매나 자매나 형제나 아이를 둘 이상 낳은 사람에게 주는 위로랄까?  

             

아이가 나오는 대표 예능인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경우     

아이가 있는 사람이 보면 맘이 편하지 않은     

때때로 죄책감을 불러오는 예능 중 하나였다.     

촬영에는 일부만 보인다고 해도 꽤 넓은 아파트와 깨끗하게 치워진 집     

깔끔한 양육자들, PPL 때문이라고 해도 늘 등장하는 멋진 여행지, 좋은 놀거리, 새로운 육아 아이템.     

그사세의 세상에서 세상 귀여운 아기들이 나온다.     

내 주위 50대 후반이나 60을 넘기신 분들은 참 좋아라 하셨지만     

아이를 키우는 동안 솔직히 보기 힘들었다.     

육아용품으로 가득 찬 데다 치우기도 벅차 발 디딜 틈도 없던 거실     

설거지와 이유식 용기 등으로 가득했던 좁은 부엌     

겨우 치우고 재우고 놀아주는 것도 체력이 부족해 허덕거리는 현실의 부모에게     

너무나 큰 벽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연애남매'     

위로를 준다.     

남매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     

그래도 혈육이 기댈 곳이라는 이야기.     

흔히 아이를 낳는 게 아이들에게 '죄'인 세상               

아이를 낳은 사람은 늘 위축되는 순간이 있다.     

현재 3화까지 보고 있으니 약간의 죄책감을 덜어준다.     

그래, 이 험한 세상 서로 기대고 위로가 될 사람이 있잖아 라는걸 보여주는  

   

물론 현실에는 있으니만 못한 형제, 자매, 가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까도 내가 까!'라는 말처럼     

미워도 내 가족인 사람을 챙길 수밖에 없는 진리     

그걸 느끼게 해준다.               


가족 드라마는 허구이고     

슈돌은 환상이라면     

연애남매는 내 이상향이다.               


나 역시 아이가 둘이라 때로는 한 명이라면 더 잘해줄 텐데     

때때로 미안한 맘이 들 때가 있었다.     

자라면서 혼자면 더 좋았겠다는 순간이 있었기에     

우리 아이는 꼭 하나만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으니까.     

결과적으로는 나도 두 아이의 부모가 되었고,     

역시나 같은 이유로 미안한 맘이 들 때가 있었는데     

이 예능 그런 나에게 위로를 주었다.               


아이를 낳기로 했다면 그래도 둘은 낳아야지는 말을 들어도     

전혀 공감 못 했던 게 사실인데     

이 예능      

그걸 보여준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가 나쁘거나 못한 것은 아니다.     

그저 하나만 나으려다 둘을 낳은 사람의 자기 위안이니까.   

  

부디 마지막까지 훈훈하게 마무리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출연한 모든 남매가 덜 상처받고 더 많은 위로를 받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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