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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세진 Apr 14. 2024

닥치고 책읽기


        

독서를 처음 하는 독자들은 나에게 맞는 독서법을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무슨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해서 의문을 품는 분들이 많다. 이런 독서 초보자들에게는 우선 책 읽는 즐거움부터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 처음부터 많은 욕심을 부리면 지칠 수 있게 된다.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분야의 책을 조금씩 읽어가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독서의 목표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워서 비판적 사고를 갖춘 지성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독서는 창의성을 기르는 데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다. 동서고금의 명저를 읽고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우리들은 스스로를 역사적 사회적 존재로 자각하게 되고 자신들의 삶을 성찰하고 자신과 세계의 관계에 대하여 더욱 성숙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될 것이다. 

 명저가 제기하는 문제들을 자신의 문제로 받아들이고 비판적으로 대안을 제시하려는 과정을 겪으면서 성숙한 지성인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를 쌓을 수 있을 것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의 독서는 책을 읽는 것이다. 그것은 문자를 사용하게 된 이후부터, 특히 인쇄술의 발전 이후 정보나 지식의 전달이 책을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는 정보를 유통하고 지식을 재생산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매체가 존재하니 독서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 

 다양한 매체가 다양한 정보를 쏟아냄에 따라 오히려 제대로 정보를 이해하지 못하게 만드는 정보유통의 걸림돌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신매체들은 즉각적이고 쉽게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는 특징 때문에 파급력과 영향력이 매우 크므로 이런 매체들을 제대로 이해하고 그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빅데이터 시대의 특성과 그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독서를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우선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른바 닥치고 책 읽기 전법이다. 전북 현대는 현재 K리그 최정상의 팀이다. 이 팀을 이끈 최강희 감독은 재임 시 닥치고 공격 일명 닥공이라는 전술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최고의 수비는 공격이라는 일념으로 공격을 최우선의 전술로 삼아서 당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최 전 감독은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전북을 지휘했고 프로축구 K리그 역대 사령탑 최다우승(6회)을 이뤘다. 이를 독서에도 적용하는 것이다. 일단은 닥치고 책을 펼치고 읽고 싶은 책을 가리지 않고 읽는 것이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지는 책을 알게 되고 이를 통해서 자신만의 맞는 독서법이 탄생하게 된다. 

 경제한 용어 중 한계 효용의 체감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일정 기간에 소비를 할 때 소비한 재화의 양이 증가할수록 그 추가분에서 느끼는 만족 또는 즐거움의 크기(한계 효용)는 점점 줄어든다는 법칙이다. 즉 처음에 샀을 때의 만족감은 크지만 같은 물건을 더 많이 살수록 그 만족감은 줄어든다는 것이다. 재테크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이 이론을 삶에서 많이 느끼고는 한다. 소비자는 한 재화를 소비하면 그에 따른 만족도는 시간이 갈수록 떨어지게 된다. 싫증을 느끼기 쉽다는 말이다. 

 글쓰기에 이 법칙을 적용해서 나만의 용어를 만들었다. 이른바 글쓰기 체증의 법칙이다. 글쓰기를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는 쓰기의 절대량을 크게 하면 그에 비례해서 글쓰기 실력은 상승한다는 이론이다. 처음 글쓰기를 시작하는 분들에게 필력을 상승하기 위해서는 조금 무식하다고 할 수 있지만 가장 효과적이고 쉽게 글쓰기를 향상 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이를 책 읽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 처음 독서를 접하는 이들에게는 독서의 시간 즉 절대량을 늘리면 독서 실력은 자연스럽게 늘게 되어 있다. 나는 이를 삶에서 체험한 장본인이다. 책쓰기에 관심을 가져서 한 플랫폼에서 책 쓰기 코스를 반값으로 할인해 준다는 조건으로 100일 100장 쓰기라는 프로그램에 가입했다. 100일 동안 글을 쓰면서 처음에는 글 쓰는 게 낯설고 앉아있는 게 왠지 좀이 쑤시고 어색했다. 50일이 지난 나에게 생긴 변화는 글 쓰는 게 익숙해지고 점점 내 몸에 체화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과는 다르게 키보드를 치는 손놀림이 점점 빨라졌다. 소위 필력이 향상되었다. 이를 통해서 매일 꾸준하게 글을 일정량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실력이 좋아졌다. 독서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다. 매일 같은 시간에 일정 분량의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책을 읽는 속도와 이해력 문해력 등이 향상되는 내 자신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서 독서 실력이 월등하게 늘어난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독서는 나에게 안 맞아 책 따분해서 읽으면 뭐해, 라는 핑계를 대는 시간에 독서를 시작하는 여러분이 되셨으면 한다. 책을 읽는 즐거움과 기쁨을 동시에 얻게 된다. 독서의 즐거움에 빠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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