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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을 Oct 04. 2019

오랜만에, 강릉

마음이 헛헛할 때는 종종 강릉에 가. 인적이 드문 곳에 놓인 의자들 중 하나 골라 앉은 뒤, 새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보는 것만큼 속 시원한 게 없거든. 크거나 혹은 작게 밀려 들어오는 물결을 하나씩 세어가며 마음을 달래고는 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지나가는 어선을 따라 시선이 움직여도, 갑자기 난입한 갈매기 떼를 바라보다가도, 되돌아오면 파도는 여전해. 시간이 좀 흐르다 보면 이게 다 무언가 싶을 때가 오는데, 그때 숨을 몇 번 크게 들이 마셔. 스읍, 보다는 스으으읍 정도? 어쨌든 그렇게 숨을 쉬면 청량한 바닷바람이 온몸을 샅샅이 훑고 사그라지는데, 나는 그 순간이 그렇게 좋더라. 


오늘은, 정말이지 오랜만에 강릉에 다녀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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