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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의 시선

슈우욱.

문이 열린다.

턱. 발을 딛는다.

우우우웅.

버스는 갈길을 간다.

직장과는 제법 거리가 있기에 서둘러 걸음을 재촉한다.

신호 대기중인 차 사이를 지나 골목길을 계속 걷는다.

아지트라는 술집이 보인다.

혼자 와서 마셔도 돼. 내가 다 들어줄게.

언젠가 꼭 들어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걷는 길 사이사이 전봇대마다 쓰레기봉투가 가득하다.

주택 앞에서 택시를 청소하고 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수년간 그오셨듯이 발매트를 탁탁 턴다. 먼지가 나부낀다.

리모델링합니다.

검정 손 글씨가 적힌 갈색 입간판이 보인다.

고개를 돌려 가게를 본다.

리모델링이 필요해보인다.

입간판과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 앞에 선다.

속도를 늦출리 없기에 눈치봐서 건넌다.

시장을 지난다. 이것저것 봄나물을 꺼내고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이 보인다.

나물을 팔려고 앉아 있는 어른들이 그저 배경처럼 느껴진다.

온누리 약국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꺾는다.

차 한 대를 지나간다. 멈춘다. 걸음을 돌이킨다.

섬뜩한 느낌이 든다.

회색 세라토 차 앞에 선다. 시동이 꺼져있다.

노부부가 앉아 있다.

곱슬머리, 쳐진 볼, 패인 이마 주름, 무표정한 할머니.  

깊게 파인 볼, 아래로 처진 눈, 검은 얼굴, 모자를 눌러쓴 할아버지.

시동이 꺼진 오래된 차, 오래된 노부부.

자동차 전면유리라는 액자에 비친 하나의 흑백사진

생명이 느껴지지 않아서 섬뜩함을 느꼈을까.  

지나간다. 걷는다.



슈우욱.

문이 열린다.

턱. 발을 딛는다.

우우우웅.

버스는 갈길을 간다.

직장과는 제법 거리가 있기에 서둘러 걸음을 재촉한다.

신호 대기중인 차 사이를 지나 골목길을 계속 걷는다.

아지트라는 술집이 보인다.

혼자 와서 마셔도 돼. 내가 다 들어줄게.

검정 아스팔트 도로 위에 떨어진 노란 귤 하나가 보인다.

주택 앞에서 택시를 청소하고 있는 아저씨가 보인다.

수년간 그오셨듯이 발매트를 탁탁 턴다. 먼지가 나부낀다.

리모델링합니다.

검정 손 글씨가 적힌 갈색 입간판이 보인다.

고개를 돌려 가게를 본다. 짐을 싣고 있다.


신호 없는 횡단보도 앞에 선다. 차가 속도를 늦춰준다. 건넌다.

시장을 지난다. 이것저것 봄나물을 꺼내고 자리를 잡은 어르신들이 보인다.

나물을 사려는 어르신이 보인다.

온누리 약국이 보인다. 오른쪽으로 꺾는다.

차 한 대를 지나간다. 멈춘다. 걸음을 돌이킨다.

무언가 번쩍인다.

회색 세라토 차 앞에 선다. 시동이 꺼져있다.

노부부가 앉아 있다.

곱슬머리, 통통한 얼굴, 입술 사이로 번쩍이는 금니, 웃고 있는 할머니.  

깊게 파인 볼, 아래로 처진 눈, 검은 얼굴 위에 잔잔한 미소를 띤, 모자를 눌러쓴 할아버지.

시동이 꺼진 오래된 차, 오래된 노부부.

자동차 전면유리라는 액자에 비친 노란 점 찍힌 하나의 흑백사진

안경을 고쳐 쓴다.

지나간다. 걷는다.






보고 감정을 느끼는 걸까?

감정을 갖고 보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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