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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직 괜찮네

벚꽃은 흩날리고 강물은 흘러내린다.

사람들은 시간을 멈출 수 없어

순간을 멈추기 위해 열심히 사진을 찍는다.


기다란 의자에 나란히 앉은 세 명의 여인들이 보인다.

셋은 친구라서 그런지 말하지 않아도 색깔이 자연스럽게 닮아 있다.

녹색의 자켓을 입은 왼쪽 여인, 녹색 가방을 든 가운데 여인, 녹색 구두를 신은 오른쪽 여인.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에서

세 명의 벗들은 꽃구경을 마치고 찍은 사진들을 확인하고 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뭐가 그렇게 행복할까. 괜스레 귀를 기울여본다.


"야 이 사진 좀 봐. 잘 나왔다."

"어머! 나 아직 괜찮네."


세 명의 여인은,

꽃구경을 마치고 꽃구경을 하고 있던 것이다.


아직 괜찮네.

살아가며 나를 위한 말을 몇 번이나 했을까.

자책하는 말, 후회하는 말이 아닌 오늘 하루는 나를 위한 자뻑으로 물들었으면 좋겠다.


흩날리는 벚꽃잎보다

울려퍼지는 벗들의 웃음꽃이 더 아름답게 퍼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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