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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중 이정화 Nov 17. 2019

흔, 그리고 결.

나의 숨결이 그대에게 가닿기를

자연의 색.


어느 밤, 호수에 그려진 산을 보았다.


그 산은 거울에 비친 것처럼 모습이 완전히 같지 않았고,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바람도 물에 반짝이며 표현되어 있었다.

계절이 지나지 않으면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산의 색도 순식간에 하늘빛의 현색이 되었고,

가만히 파동을 바라보면 내가 서 있는지, 움직이는지 가늠할 수 없었다.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며,

모든 색을 포함하고, 마음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이는 그런 자연의 작품.

하지만 그 밤이 지나면 내 마음속에만 오래도록 간직하게 될 예술품.     


나는 그런 글씨를,

사람들은 자신만의 작품을,

그래서 우리가 그런 예술을 함께 세상에 남겼으면 한다.     


천년 지난 나무와,

한철에 피고 지는 벚꽃,

아침이 되면 소리 없이 사라질 저 호수 속 작품,

하지만 아주 깊은 잔상으로 꽤 오래 숨 쉬는 그들처럼.     


아주 먼 미래에 우리의 형태는 사라져도

세월을 견뎌 그 속에 남아있는 우리의 예술이

누군가의 마음에 지워지지 않는 흔적으로 남게 되고,

작품 속 조그마한 숨결들 또한 어느 누군가의 숨이 되어 그의 삶을 안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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