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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보경 Jan 03. 2022

예중 예고 입시 & 음악 전공에 대하여


검색을 통해 제 글을 클릭하신 분들 중에는 본인이 음악 전공을 원해서 알아보는 학생들도 있겠지만, 자녀의 전공을 고민하는 학부모님들이 더 많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아이가 음악을 좋아하니 시켜주고 싶지만 경제적인 문제도 걱정이고, 주변에 음악 전공자가 하나도 없어서 그 세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는데 과연 잘 뒷바라지할 수 있을까? 하여 잠을 설치며 인터넷 검색을 하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들리는 얘기는 다 이러니까요:



정말 이 기사가 사실일까요? 저의 의견을 물으신다면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다."


기사에 나온 것처럼 시키는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하지 않고도 예중 예고 합격해서 잘 다니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 기사는 100% 참도 거짓도 아닙니다. 제가 입시생이었던 90년대에도, 입시생들을 가르치는 2020년대에도 후덜덜한 돈과 에너지를 쓰면서 입시에 올인하는 사람들(수험생+가족)이 있는가 하면, 그런 사람들 허무하게 너무나 평범하고 수수하게(?) 입시 준비를 했는데도 합격해버리는 학생들도 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예고, 음대를 나왔고 미국에서, 그것도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뉴욕에서 유학을 했습니다. 제 프로필을 보고 한국 사람들 이 가장 많이 하는 이야기가 뭔 줄 아세요?


"어유~ 부모님이 애 많이 쓰셨겠네요."


심하게 예의 없는 경우에는 "집안이 빨리 망하려면 주식을, 서서히 망하려면 음악(미술) 시키라던데 ㅎㅎ"라거나 "부모님이 적어도 빌딩 한 채는 팔으셨겠는데요~" 하는 소리도 들어봤습니다. 도대체 음악 한다는 사람 면전에서 '음악 하는 것은 집안 재산 들어먹는 밑 빠진 독'이라는 듯한 발언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건 어떤 에티켓일까 싶으면서도, 실제로 자기 딸이 바이올린을 하는 어떤 피부과 의사 선생님께서 진료받으러 간 저에게 "음악은 정말 돈이 많이 든다. 힘들다..."며 하소연을 하시던 생각이 나서 강하게 반박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음악 하는데 드는 비용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입니다.




저는 2022년에 음악 전공자들의 다양한 케이스들을 시리즈로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같은 학교에 다녀도 어떻게 교육받고 자랐는지는 사람마다 다 다르더라고요. 음악 전공을 결심한 계기들도 다르고, 집안 형편, 아이의 능력과 성향, 부모님의 아이에 대한 영향력 등등 모든 것이 집집마다 다릅니다. 이런 다양한 변수들로 인해 훗날 한 사람의 진로뿐 아니라 육체적/정신적 건강 상태까지도 달라지게 됩니다. 예고 때부터 알았던 친구들이 이제는 40대가 되었고, 저 어릴 때 화려한 활동을 하시던 연주자 선생님들이 50대, 60가 되셨습니다. 제가 뉴욕에 있었던 2007년부터 2019년 사이에 줄리어드 프리컬리지의 11살짜리 꼬마가 대학원에 들어가는 것까지 봤어요. 제가 관찰한 음악 전공자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익명으로요. A부터 시작해서 차근차근 써나가면 올해 Z까지 갈 수 있겠죠? 알파벳 완성이 저의 새해 목표입니다.


음악의 길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매우 길어서 입시 끝난다고 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지금  활약하고 있지도 않고, 실력만 있다고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학교 졸업해도 고민거리는 끝도 없어요.


음악의 길은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매우 길어서 입시 끝난다고 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학교 때 난다긴다 하는 사람들이 지금 다 활약하고 있지도 않고, 실력 순서대로 성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좋은 학교 졸업해도 고민거리는 끝도 없어요.

제가 한국에 대해 우려하는 부분 중 하나가 ‘유행을 너무 탄다’는 것입니다. 학교들이 서열화된 것도 어찌 보면 예전부터 만들어진 유행이고, 입시문화가 생겨난 것도 유행입니다. ‘남들이 이렇게 한다는데 나도 해야겠지?’라는 불안감이 만들어 낸 유행이요. 하지만 유행 타지 않고 자기 스타일로 잘 해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하는 사람들은 교육 서비스업 차원에서는 장사가 되지 않는 ‘재미없는’ 손님이라 이슈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앞으로 쓰게    음악 전공 하는 데도 여러 가지 방법이 있고, 각자 다른 이유와 의미로 음악을 해도 괜찮다는 것을 전할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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