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최고의 스타중의 한명인 안세영의 갑작스런 인터뷰 내용이 연일 올림픽 뉴스를 압도중이다.
또한 이에 대한 배드민턴 협회의 10여 페이지의 신속한 반론 내용이 이 분란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
22살의 젊은 세계최고 스타는 그 발표를 앞두고 얼마나 오랫동안, 얼마나 많은 번민의 시간을 가졌을지 상상이 된다.
인사부서 주요 업무의 일환으로 부서 및 조직의 여러 갈등과정을 현장에서 30여년 경험했던 것을 돌이켜 볼때 협회의 발표를 보자마자 3초만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래서 그동안 불통이었구나!!!
안선수의 입장과 발표문 내용을 비교하면 결론은 이렇다.
안선수는 아파 죽겠다는데, 협회는 네가 안아프다고 했잖아??
안선수는 많은 대회 참석이 힘들다는데, 협회는 네가 자발적으로 그런 거잖아?
안선수는 배려가 부족하여 서운하다는데, 협회는 오히려 안선수만 특별배려했는데 뭔소리??
이런 걸 조직 전문가들은 정확하게 '불통'이라고 부른다.
다른 세간 용어로는 고집불통이라고도 한다.
안세영은 조목조목 여러 불만들을 얘기해 온 흔적들이 있다. 이런 분란을 미리 예고까지 할 정도로 긴 시간동안 고민해 왔고, 이런 저런 방식으로 얘기해 왔는데, 배드민턴 협회의 발표문을 보면 협회는 안세영에 대해 특별 배려만을 했을뿐 전혀 안세영의 애로사항에 대해 인정하지 않고 있다.
협회는 이후 진상조사를 한다고 했는데, 진심으로 걱정된다. 조사가 보나마나 안세영의 비위사실 혹은 사적인 내용들을 잡아내고, 협회측이 잘한 내용을 부각시키는 방향으로 촛점을 잡을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이는 입장 발표문 내용을 봐도 답이 나와 있다.
조직에서의 소통은 양방향이다.
예전의 수직적인 소통은 이미 안통하여 구세대의 유물로 판정된지 오래다.
그래서 조직들은 어떤 형식으로든 매년 무기명 설문조사를 하고, 이에 대해 조치 결과를 직원들에게 보고한다.
각종 소통 위원회도 만들고,
돈을 써가면서 여러 취미 조직 등을 활성화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한다.
그렇게 해도 불통에 대해 개선점이 매년 나오는 것이 일반 회사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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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안선수와 협회의 길등은 2차 라운드에 돌입했다. 극단으로 가기 직전의 감정싸움이다.
'비즈니스석에 대한 서운함'에 대해 협회는 안선수의 사적인 SNS 내용까지 까발리는 것으로 응수했다. 이에 대한 안선수의 동의를 받았을 리도 만무하다. 불안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가면 조만간 이 싸움은 안선수가 치명타를 입을 것이다. 협회는 조직적인 힘, 백그라운드, 선수 선발권, 인사권 등등이 있을 것이고, 총대 메고 책임질 만한 사람이 없다. 사과나 시정할 의지는 전혀 없어 보인다.
지금의 세대는 구세대와는 다르다.
한직장, 한 조직을 꾹 참으면서 평생 가는 것을 바보처럼 여긴다.
다른 조직을 찾던지,
다른 직업을 찾던지,
심지어는 아예 다른 나라를 찾기도 한다.
협회의 무모한 자존심에서 나오는 강공이 안선수의 운동만 하고 싶은 열망을 꺾을 가능성이 90퍼센트 이상이다. 제발 자중하여 그런 사태로 번지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