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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son Jan 01. 2024

기용주의 ‘무계획 워홀러의 900일 여행기‘를 읽고,

독후감

p.34 매달 10일에 월급을 받는데 나는 4월 14일 월요일 오늘 받았다. 과연 얼마나 받았을까? 반울림해서 돈을 주긴 했지만, 교통비까지

포함해 시급대로 돈이 나왔다. 일본 돈으로 월급을 받아 보니 새롭고 적응이 안 된다. 원화 1,000원이 100엔이라 생각하니 제대로 받은 게 맞는 것인지 의아하기도 하지만 금액은 확실히 맞으니 기분이 좋다.


p.61 언제는 ‘독도’ 이야기로 싸운 적이 있었다. 분명 독도는 우리 땅인데 구체적인 근거를 들어 설명하지 못했다. 그런 내가 부끄러웠다. 외국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욱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인인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다.


p.108 일하러 가는 길이 아닌 보지 못한 길을 걷다 보니 새로웠고 생각이 깊어졌다. 일본에 있는 동안 친구의 아버지가 돌아가시기도 했고 친구의 아버지가 쓰러지시기도 했다. 삶과 죽음의 경계가 어떻게 보면 너무 가볍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죽게 마련인데, 무엇을 위해 열심히 살아갈까 생각한다. 결국, 죽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것일까? 그렇다면 너무 슬프지 않나? 한국으로 돌아가는 남은 시간. 어쩌면 정해진 시간이 있으니 ‘시간’이라는 경계 안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죽음’이라는 것은 언제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죽기까지 열심히 살기에는 벅차기도 힘들기도 할 것이다. 매 순간 초연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것이 정답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무엇일까? 정말 어렵다.


p.128 아침부터 블로그 정리 중이다. 워킹홀리데이 협회에서 아일랜드 생활기 3건당 20유로(한화 약 24,000원)씩 준다고 했다. 1일 1건 기준 3일에 3건, 20유로니 1달에 200유로(한화 약 240,000원)라는 고정 수입이 생겼다. 평상시 기록하는 것을 좋아해서 항상 블로그를 했었는데 취미가 돈이 된 샘이다.


p.136 대만 친구의 제안으로 오늘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했다. 더블린 6에 있는 중국 레스토랑에서 약 500장의 메뉴를 주변에 있는 집 문 앞에 붙이는 일이다. 나와 대만 친구는 250장씩 나눠서 돌리기로 했다.


p.145 홈스테이마다 집에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대부분 공통으로 지켜야할 규칙은 샤워 시간이다. 한국 사람들은 유난히 샤워 시간이 길다. 최소 10분. 뜨거운 물에 몸을 녹이면 계속 있고 싶어진다. 하지만 아일랜드에서는 전기로 샤워를 하므로 비싼 전기세 때문인지 10분 이상 샤워를 못 하게 하는 홈스테이 규칙이 있다.


p.159 그렇게 나의 첫 유럽 일주 시작은 네덜란드. 편도 티켓을 끊고 호스트를 구한 뒤 네덜란드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첫 카우치서핑이기도 하고 처음으로 다른 유럽 땅을 밟는 것이기에 두려웠다. 특히, 어제 독일 베를린에서 일어난 테러로 무서웠다. 어느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공항에 도착했다. 이민국 심사를 마치고 카우치서핑 호스트가 있는 집에 가기 위해 Driebergen-Zeist행 기차표를 끊었다.



p.204 외국인 노동자로 살아간다는 것.

 혹시 워킹홀리데이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것만큼은 알아두고 갔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기술로 취업할 생각이 아니라 아르바이트가 목적이라면 워홀에 대한 환상을 품고 오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p.248 코브 역에 도착하자마자 타이타닉 호 박물관과 엄청난 크기의 크루즈가 맞이하고 있었다. 지금도 타이타닉 호가 출항했던 곳에 왔다는 게 실감 나지 않았다. 역에서 걸어서 10분이면 갈 수 있는 코브 항은 아기자기한 작은 마을인데, 바다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분위기 있게 식사를 하는 사람들, 거리에서 버스킹을 하는 할아버지, 멀리 보이는 고딕식 세인트 콜먼 대성당과 푸른 코브항의 바다는 세상에 원망과 불만이 가득한 사람이라도 이곳에 온다면 마음이 사르륵 녹을 수밖에 없을 것 같았다.


p.262 사실 사막에 오면 꼭 보고 싶었던 것이 있었다. ‘사막 여우’였다. 가이드는 숙소 근처에 음식을 놓았다며 모두가 잠든 시간에 사막여우가 음식 근처에 다가온다며 기다리라고 했다. 후레쉬 하나만 갖고 사막 여우를 기다리고 있던 찰나 저 멀리 형광 눈을 가진 이상한 물체가 움직였다.


p.292 내가 일하는 곳은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인 민박이다. ‘러브 민박’인 이곳은 유럽 전역에 여러 개의 체인이 있고 본점은 크로아티아에 있다.


 이제 일한 지 5일째 스태프 인수인계 기간이 오늘로 끝났다. 아침 준비, 인원 보고, 청소, 장보기, 정산, 예약 확인, 체크인, 체크아웃, 자재 파악 등 나 혼자 해야 할 이 모든 것들을 이제 다 배웠다.


p.341 해가 지고 밤이 된 에든버러의 구시지가는 내가 상상했던 그런 에든버러였다. 마법사들이 지팡이를 타고 날아다닐 것만 같고 마치 덤블도어가 나타난 마법사의 상점을 보여줄 것만 같은. 건물들이 하나같이 고풍스럽고 아름다웠다. 유럽 여행을 하다 보면 비슷한 건물들에 별다른 감흥이 없을지 모르겠지만 에든버러만큼은 달랐다. 해리포터 촬영장에 서 있는 듯 주변이 온통 마법이었다. 여태까지 에든버러를 돌아다니며 약간의 실망이 있었지만 그런 생각이 완전히 뒤바뀔 만큼 에든버러의 밤은 황홀했다.


p.375 모스크바에서 시작해 블라디보스토크까지 9,334km의 11일간 시베리아 횡단 열차의 대장정이 끝났다.





독후감

1.

노마드 청춘 일주. 이런 곳도 있구나. 책으로 떠나는 해외 일상 느낌. 읽는 동안 일기처럼 쌓였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20대 조건으로 떠날 수 있는 워킹홀리데이가 궁금한 독자가 읽으면 도움이 될 듯 싶었다. 매번 아르바이트하면서 받는 월급이 얼마인지 안 나오는 곳도 있어서 궁금했으마, 점점 갈 수록 또는 일본에서 아일랜드로 넘어가면 잘 나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양한 경험이 녹아진 책은 작가님의 만족이 가장 클 것이라 생각된다. 현 노마드인제주 게스트하우스를 운영 중. 난 10년에 한 번 갈까? 말까? 제주도. 궁금한 분은 들려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거 같다. 무엇보다 카우치서핑과 워킹홀리데이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가 인상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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