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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ER Nov 05. 2019

해보지 않은 일을 마주하는 것.

새로운 일은 인도 여행 같은 것.

 작년 겨울, 인도로 2주 정도 해외연수 다녀올 기회가 생겼다. 업무견학 및 여행 겸사겸사.

 생전 가본 적 없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많은 여행객들에게 인도는 언제나 이색적인 곳이기에 두려움과 설렘이 공존했다. 그곳은  말들이 참 많았다. 인도 여행은 평가가 굉장히 극명한 편이었다. 문화 시설 환경 음식 치안 교통 등에 대해서도 모두 극명한 의견이 대립되었다. 아마 독자들도 왠지 무슨 느낌인지 알 것 같다.


 “인도는 이러쿵저러쿵”

 도착 당시 습하고 불쾌한 습도뿐만 아니라 눈 앞에 뿌옇게 내려앉은 공기는 굉장히 탁했다. 그리고 큰 들개들이 공항이며 온갖 도로에 우리나라 들고양이들 마냥 돌아다니고 있었다. 현지인들은 피부병에 걸린 개들이니 만져선 안된다고 했다. 교통신호 체계는 복잡이 아니라 무질서에 가까웠고 횡단보도는 존재 의미가 무색했다.

Local Train은 기차에 문이 없던 것이 가장 충격. 현지인 되어보기. 택시 파업으로 버스. 맙소사 에어컨이 없는 줄 상상도 못 했다. 버스는 대략 20년 이상돼 보였다


 음식은 신기하게도 입맛에 잘 맞았다. 소위 말하는 물갈이(?)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챙겨둔 배탈약이 어디에 뒀는지 조차 기억이 안 날 정도로 속은 참 편했다.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도 좋았다. 음악이 있으면 한데 모여 너나 할 것 없이 춤추는 사람들도 좋았고 우리도 그 분위기에 취한 덕에 호텔 앞바다에서 스마트폰 한대에 나오는 작은 노래로 두 시간은 족히 춤췄던 기억이 난다.


뭄바이의 거리(옛 이름은 봄베이)



 미지의 두려움도 있었다. 포장되어 있지 않은 물은 위험하다 했고 엉덩이 주머니에 절대 지갑이나 여권을 넣는 것도 위험하다고 했다. 물론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다. 또한 여성들 팀원들에겐 밤늦게 돌아다니지 말라는 경고도 상당했다. 

 누군가 다시 갈 기회가 있다면 흔쾌히 가겠냐 묻는다면 당연히 "yes"라고 답할 것이다. 그 자체가 좋고 나쁨을 떠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해보려고 할 때 주변에 평가도 잘 모르겠고 제가 원래 정말 하고 싶었던 일도 아니에요. 그래도 기회가 되는대로 일단 무슨 일이라도 시작하는 게 좋을까요?” 

회사 미팅 모습

 이렇게 묻는 사람이 정말 많다. 나는 인도 여행의 이야기를 가끔 들려주곤 한다. 내가 다녀온 곳이 인도였는지 아닌지는 지금 생각해보니 중요하지 않았다. 그 시간을 내가 어떻게 정의하고 새겼느냐의 차이다.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우연한 기회로 마주친 일이다. 해보고 싶었지만 전공이라 생각했던 분야도 아니었다. 그저 일단 나부터 먹여 살리지는 마음이 전부였다. 하지만 막상 부딪히며 체화해보니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란 걸 알게 되고, 하고 싶은 일의 분야도 확장되었다. 해보지 않았다면 일어나지도 못했을 일인 거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의 질문에 언제나 내 대답은 똑같다. 무슨 일인 지보다,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인지 먼저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왜 그 일이 경험적 가치가 있는지 느껴본다면, 우리가 앞으로 겪을 많은 경험은 넓고 깊은 그릇의 재료가 될 것이다.


 세상에 다 만족스러운 여행이 없듯이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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