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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VER Jan 15. 2021

'미라클 모닝' 하게 된 이유

 극적인 변화, 보다 높은 행복감.

 

"여러분! 앞으로 저는 미라클 모닝을 할 겁니다. 새벽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오피스에 도착하고 차 한잔 마시면서 독서를 하고 글을 쓰고 여러분들보다 먼저 하루를 맞이할 겁니다! 지켜보세요!" 팀원들에게 이야기하니, 모두가 (비) 웃었다. 

그 이유는 내가 게으른 인간이고 아침잠이 너무 많은 것을 다들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능력 좋다는 이야기는 들었어도 부지런하다는 말은 단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다. 무려 그렇게 34년 이상을 살아왔다.



"우울했고 무기력했다"

 지난 20년 한 해는 COVID-19 바이러스로  많은 이들에게 고통이었다. 나 또한 마찬가지. 한 해의 목표는 정체되었고 오히려 비즈니스 수익은 퇴보한 상태였다. 처음으로 '내가 여기서 뭘 하는 거지?'라는 생각마저 들기 시작했다. 거기에 코로나와 같은 주위 환경으로 인한 처참한 결과들이 나를 더욱 우울과 무기력의 심연으로 끌어들였고, 나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그 여파로 점차 모든 것이 미웠졌고 아침이 두려웠다. 게다가 모든 일을 마친 늦은 저녁 시간이 계속 이어졌으면 했다. 내게 주어진 내일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침부터 힘들다면 오늘 행복할 수 있을까"

 지난 2020년은 매일 아침을 지옥에서 시작했다. 알람을 듣고도 조금 더 눈을 붙이다가 출근 시간에 늦는가 하면, 허겁지겁 준비하는 게 일상이 되어 초장부터 조급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다반사였다. 신호 하나라도 걸려서 늦는가 생각하면 짜증도 났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반 포기 상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켜켜이 쌓여 남을 미워하는 빈도도 높아졌다(이런 게 히스테리?). 아침부터 미움과 부정의 감정을 느낀다는 건 시멘트 바닥 달리기 시합에서 맨발로 뛰는 것과 같았다.


"멀리서 지켜봐 왔던 미라클 모닝"

 한 유튜브 영상에서 미라클 모닝으로 일어난 변화들에 대해 알려주는 영상을 보게 됐고, 책 '타이탄의 도구들'과 같은 책을 보면 하나 같이 사회적 성공을 이룬 이들은 아침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나의 마음은 '참 대단하다. 의지가 있으니 저렇게 하는 걸 거야' 하며 스스로를 의지박약자로 인정하기도 했다. 나는 아침이 싫었고 다음날에 다가올 아침도 싫었다.


"그래도 나에게 해법이 있을지도 몰라."

 내가 타인으로 인해 힘들다면 당장 가서 한마디 따끔하게 해 줘도 된다. 하지만 내가 순전히 힘들어서 누굴 봐도 짜증이 나거나 무기력해진다면 누군가를 원망하게 된다. 이것이 내 감정을 지옥으로 만들었다. 그러다가 아침의 기분이 그 하루를 결정한다는 과학적 이유를 떠올린 뒤 1년 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감히 엄두 조차 못 냈던 미라클 모닝에 도전하게 만들었다. '아침을 사랑해보자, 21일만 도전해보자'



                                                                                                                                                                  

변화 1.

 사랑하는 나의 반려묘와의 아침시간이 늘어났다. 냥님의 이름은 '먼지' , 항상 내 옆에서 잠들곤 한다. 먼지는 내가 일어나면 나를 계속 쳐다보거나 나의 모든 이동 동선을 졸졸 쫓아다닌다. 늦잠 때문에 아침에 제대로 인사 한 번 못해주고 눈도 한번 못 마주치고 후다닥 집 밖을 나설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서 먼지를 끌어안고 어루만져주면 골골 송을 신나게 불러댄다. 귀여운 고양이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으면 그 기분은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기쁘다. 어차피 천천히 준비해도 되니 일어나서 스트레칭하고 먼지와 충분히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변화 2.

 차갑지만 포근한 새벽 공기가 새롭다. 밤새 뜨끈하게 데워진 폐에 차가운 바람을 맞이하게 해 주면 상쾌한 기분이 든다. 찬물에 세수하는 듯한 새벽 공기가 내 얼굴에 마찰될 때 그것은 저녁 공기와 또 다른 느낌이 있다. 그 시간부터 일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을 보면 또 다양한 생각에 빠져든다.



 변화 3.

 간단한 독서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 아침에 먼저 오피스에 도착해서 1시간가량의 독서시간을 확보하게 되니 독서량도 많이 늘었고, 따뜻한 차와 잔잔한 노래를 틀어놓고 책을 읽으면 정신이 더 맑아진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 브랜드에서 나오던 노래들도 듣자니 행복할 따름이다.


변화 4. 

 10분이란 시간조차 아까워 먹지 못했던 아침 식사를 하기 시작했다. 항상 아침을 챙겨 먹지 못해 점심에 허기진 상태로 폭식과 과식을 하다 보니 체중 증가는 물론이며 점심마다 식곤증으로 정신을 못 차렸지만 이런 것들이 점차 나아지기 시작했다.


변화 5.

 일찍 잔다. 나는 이전까지 내가 생각이 많고 쉽게 잠들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유튜브 알고리즘에 낚이기 일수였고 평균적으로 1-2시에 잠이 든 적이 많았다. "이건 다 내가 아침잠이 많고 야행성이라 그래"라고 생각했지만, 대단한 착각이었다. 요즘은 11시가 되기 전에 머리만 대면 잠든다. 알고리즘은 낚시에 실패했다.


자신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적절한 자유를 보장한다.

 (아직은?) 절대로 기분 좋거나 개운하게 일어나진 못한다. 34년을 게으르게 살았으니 오죽하겠나. 그러나 기분은 상당히 빨리 전환된다. 

 맛없어도 건강한 음식을 먹거나 심장이 터질 듯한 운동은 건강의 자유를 만들어 준다. 귀찮은 독서는 사고의 지평을 넓혀 생각의 자유를 준다. 이처럼 일찍 맞이하는 아침은 내게 하루 시작의 자유를 준다.

필자의 꿈은 40대부터 여유롭게 사는 것이 목표다. 가끔 게으르고도 싶다. 하지만 그 형태가 첫 시작을 회피하고 눈감아버리는 것이 어선 안된다. 자신에 대한 적절한 통제는 그에 맞는 자유를 보상하고 그 보상은 내가 살아갈 하루를 조금이라도 더 사랑해주는 것이다. 오늘의 시작을 사랑해주지 못하면 하루의 만족도는 떨어지고 그러한 날들이 모여 만족스럽지 않은 삶이 된다.  


 "매일 아침 이불을 정리한다고 삶이 성공하진 않는다. 하지만 아침 이불을 제대로 정리할 여유가 있다면 만족스러운 하루를 보낼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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