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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물결 Sep 28. 2022

몸짓 혹은 춤

빨간 구두를 신은 그녀

An oil painting by Matisse of a woman performing modern style dance in front of a refrigerator


그녀는 춤을 잘 춘다. 아니 춤을 많이 춘다.


빨간 구두를 신고 멈추지 않고 춤을 췄다는 동화처럼. 혹은 고무망치로 무릎을 두드리면 의지와는 상관없이 발이 움직이는 것처럼. 음악이 흐르면, 그녀(의 몸)는 춤을 춘다.


조용한 저녁. 거실 소파에 앉아 음악을 살짝 틀어본다. 드레스룸에 있던 그녀도 음악을 들었나 보다. 그녀의 골반에서 시작된 작은 파도가 그녀의 허리, 가슴, 어깨를 지나 머리에 이른 후 거실로 쓰나미처럼 밀려온다.


'나 춤이 좀 는 것 같아.'

그녀에 따르면 결혼하고 춤이 늘었단다. 춤의 질은 잘 모르겠지만 춤의 양은 확실히 는 것 같다.


몸짓과 춤의 경계 그 어딘가. 분명 잘 추는 춤은 아닌데, 보고 있노라면 왠지 기분이 좋아진다.


척수 반사같은 그녀의 몸짓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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