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에서 내가 가장 사랑한 곳이 어디냐고 했을 때, 내 맘속에서 항상 1위 자리를 두고 다투는 곳 중 하나가 세라노모리 공원이다 (다른 하나는 잔파곶이다).
세라노모리 (セーラの森). 특이한 이름이다. 서툰 일본어로 뜻을 찾아보니 세라의 숲 (森)이란 뜻이란다. 세라의 숲이라니! 이름 또한 너무 이쁘다. 세라는 누굴까? 마침 공원옆에는 오키나와 국제 크리스찬 학교가 있다. 세라는 여기 다니던 학생이었을까?
세라노모리 공원은 사실 관광객이 굳이 찾아올 만한 장소는 아니다. 그렇게 크지도않은 오키나와에서 흔히 보이는 그런 공원이다. 때문에 세라노모리 공원은 오키나와를 소개하는 그 어떤 책이나 홈쇼핑 광고에서도 소개되지 않는다.비록 관광객은 별로 없지만, 공원은 저녁이면 가볍게 걸으면서 운동하는 사람들로 생기가 돌았다. 주말이면 아이들이 럭비, 축구 등 을 하기도 했도, 연을 날리거나, 유모차를 밀고 산책 온 사람들로 언제나 살아있는 느낌이었다.
숨겨진 노을 맛집
난 특히 여기 이 공원에 앉아 해가 수평선 너머로 숨는 모습을 보는 게 그렇게 좋았다. 작은 어촌 마을 너머 바다, 그리고 다시 그 먼바다 너머로 넘어가는 해를 보고 있으면 언제든지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해가진 후에는 드문드문 켜진 조명들 사이를 풀벌레 소리,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가 빈 공원을 채워주었고, 그렇게 또 멋지게 작은 어촌 마을의 한 풍경에 자리 잡았다.
세라노모리 공원에서 보이는 석양
마침 6번 국도를 달리는 중이라면, 특히 해가 지려고 할 때면 한번 들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여기저기 바쁜 걸음을 옮기는 여행자들로 가득 찬 여행지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다. 천천히 흐르는 오키나와 시계의 속도에 맞추어 바다 위로 떨어지는 멋진 석양을 느긋하게 조용히 바라볼 수 있다.
세라노모리 가는 길.
구글 지도에서 Serra no mori park (セーラの森公園)로 검색. 58번 국도 옆으로 바다로 뻗은 6번 도로를 타고 조금 가다가 만날 수 있는 곳에 있다. 애기들을 위한 놀이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