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물결 Dec 21. 2020

우리가 사랑한 오키나와의 석양

어디서도 아름다운.

“천국에 대해서 못 들었나? 그곳엔 별다른 얘깃거리가 없어. 바다의 아름다움과 바다에서 바라본 석양을 이야기할 뿐이야. 물속으로 빠져들기 전에 핏빛으로 변하는 커다란 공... 사람들은 자신이 느꼈던 그 강렬함과 세상을 뒤덮는 바다의 냉기를 논하지...."

- 영화 『Knockin' on Heaven's Door』 중


오키나와에서 내가 가장 좋아한 장면은 파란 바다 너머로 해가 지던 풍경이다. 저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매일 볼 수 있다니! 석양을 보기 위해 특별한 장소를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집으로 오는 길에서, 잠시 걷기 위해 들린 공원에서, 그 누구도 이름 붙여주지 않았을 작은 언덕에서, 학교 주차장 너머에서, 심지어 우리 집 현관 너머에서도. 그 어디서든지 아름다운 석양을 볼 수 있었다.






붉은 노을이 번져가는 파란 하늘, 그리고 그 아래 펼쳐진 짙은 바다.


"이 풍경이 언젠간 질리게 될까?"

우리는 대답 없이 이 아름다운 풍경을 우두커니 지켜보곤 했다.


지하철에서 바라본 한강 너머로 저무는 도시의 저녁노을이 '오늘 하루 수고했어'하고 위로해주는 느낌을 준다면, 오키나와 푸른 바다로 저무는 태양은 '우리가 꿈만 같은 곳에 있구나'하고 깨닫게 해 주었다.


그 어디서도 아름다운 석양이었지만, 내가 특별히 더 사랑한 곳은 집 근처에 있던 작은 공원이었다. 종종 퇴근길에 잠시 차를 세워 두고 마을 너머로 떨어지는 태양을 바라보곤 다. 붉은색과 푸른색이 서로 자리를 다투듯 얽혀있는 하늘이 우리 위로 펼쳐졌고, 멀리 나지막한 집들로부턴 '칙칙'하고 밥 짓는 소리가, 뛰어놀던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마치 들리는 듯했다. 작은 어촌마을에 해가 지고 저녁이 찾아오는 그 풍경과 소리는 아직도 기억에 특별하게 남아있다.


오키나와를 여행 중이라면, 적어도 하루는 잠시 차를 세워 두고 오키나와라서 왠지 더 느리게 지는 듯한 해를 보길 바란다.


어디서든 흔한 풍경이지만, 어디서도 아름답다.





우리가 사랑한 오키나와 석양


어디서든지 아름다운 석양이지만,

우리가 특별히 더 사랑한 오키나와 석양 명소들.


세라노모리 공원 (Seranomori Park, セーラの森公園)

#1. 세라노모리 공원 (Seranomori Park, セーラの森公園)

그 어떤 관광안내서에 언급조차 되지 않는 우리 집 근처의 작은 공원이다. 작은 어촌 마을 너머 푸른 바다로 해가 지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볼 수 있다.

>> 주소: 2056 Namihira, Yomitan, Nakagami District




#2. 니라이 비치 근처 요미탄 갈라 블루 씨 앞 공원 (Yomitan Gala Gala, 青い海)

석양에 언제나 멋진 사진을 만들어 주던 곳.

>> 주소: 915 Takashiho, Yomitan, Nakagami District


 




Sunabe Seawall

# 3. 스나베 방파제 바닷길 (Miyagi Coast, 宮城海岸)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로 저무는 해가 멋진 풍경을 만든다.

>> 주소: 8PHV+HJ, Miyagi, Chatan






#4. 잔파 해변 (Zanpa Beach, 残波ビーチ)

>> 주소: 1933 Uza, Yomitan, Nakagami District






트로피칼 비치 (Tropical Beach, トロピカルビーチ)


매거진의 이전글 오키나와에서 백수로 산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