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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Sep 11. 2023

엉뚱함의 역사

우연이 인생의 색깔을 결정한다면 

엉뚱함의 역사 



우연이었다 

회사에서 기획을 담당했고 

취미로 스토리를 기획했다 

글을 써 보라는 한 번의 제안

한 번의 공모전 참가 

그렇게 우연히 작가를 제안받았다  

   

늦은 나이라는 장벽은 

결정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고 

그렇게 서점 기둥에 걸터앉아서 3시간을 고민했다 

     

재능 있는 사람이 작가를 하는 거라고 푸념했다 

글을 배운 적이 없는 내가 도전하기엔 무서웠다

단지 호기심에 시작한 취미라고 핑곗거리를 만들었다 

세상에 작가들은 많은데 굳이 나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꼈다 

그렇게 도망치듯 책장의 한편으로 이동했다     


작가들은 무슨 생각으로 글을 적는 걸까 궁금했다 

초점 잃은 눈은 두서없이 책들을 뽑았고 

눈에 들어오지 않는 글자를 막연하게 스캔했다 

한동안 시간이 지나고 힘이 빠질 때 즈음 

한 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남과 다른 나만의 능력  

남처럼 될 수 없다면 

나만의 방식으로 글을 쓴다면 

수만 가지 고민이 머리를 흔들며 

생각을 뒤죽박죽으로 만들었고

결국 한 가지 생각에 도달했다     


엉뚱한 기획 

엉뚱한 상상력은 평소 주특기였고

내 색깔의 엉뚱함은 어떨지 궁금했다  

그 호기심은 자연스럽게 다른 길로 인도했다     

   

우연이었을까 

그 우연이 인생의 색깔을 결정한다면 

이젠 그 우연조차도 기획하겠다   

내가 그렇게 정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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