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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고신 Jan 20. 2024

멈춰진 시간

우린 멈춰진 탑승객이다

해 달 하늘 바다 우주

공룡 사람 세포 시간


우리는 달리는 세상 속에서

멈춰진 탑승객이다


시곗바늘이 움직이는 횟수만큼

세상의 진자 운동은 반복적으로 움직이고

괴테의 사랑처럼

셰익스피어의 비극처럼

서로 다른 시곗바늘을 타고

인생의 목표점으로 달린다


다만 아쉬운 건

내가 가는 방향이 맞는 길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인데

정답이 있는 길은 없다는 게 함정이고

그걸 알고도 걱정한다는 게 나다움이다


우리는 매 순간 초침처럼 열심히 달린다

한 순간도 놓치기 싫은 인간은

유한의 삶이지만

무한의 가치를 인생에 부여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름은

사람들의 기억에서 기억으로

숭고한 정신이 이어진다


나의 시간은 멈추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달리고 있지만 멈춘 것이다  

초침은 나를 위해서만 움직이고

나의 속도에만 맞춰서 움직인다


모두 채워진 나의 시간은

몇 시 몇 분이 될지

그 의미가 무엇을 말하게 될지

마지막을 준비하는 내가 과연 만족할지

궁금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인간이 만든 시간은 사라지고

해와 달처럼 무한의 시간이 기다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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