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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평선 Aug 04. 2024

나슬탐, 나를 알아가는 슬기로운 강점탐구

화합과 주도력

"갈등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음, 문제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클리프튼스트렝스 강점진단 자료를 축적해 보니 화합테마를 가진 분들이 가장 많았습니다. 화합테마를 가진 사람들은 갈등 상황을 어떻게든 조정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교사 대상 강점 워크숍을 진행하다 보면 이와는 반대로 갈등은 문제를 명확하게 정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답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바로 주도력 테마를 가지고 계신 분들입니다.


'문제해결을 위해 꼭 필요한'이라고 했던 선생님은 자기는 학교에서 '쌈닭'이라며 너털웃음을 짓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주도력 테마는 직설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문제를 서둘러 봉합하기보다는 투명하게 드러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도 강점일까요? 네, 물론입니다. 사랑니가 났을 때는 치과에 가야죠. 참다 참다 대공사를 하는 분들을 가끔 봅니다. 주도력으로 무장한 멘탈 소유자들은 갈등이나 대립을 정면 돌파합니다. 우회 없는 직진이 소통비용을 오히려 줄이기도 합니다.


가족코칭을 하며 주도력 아드님과 화합 어머님을 만났습니다. 책임테마와 공정성 테마 그리고 화합테마를 가지고 있으신 어머님이 세 남매의 맏이인 주도력 아드님을 대할 때 어떠셨을까요? 운전대를 잡아야 마음이 편한 맏아들과 면허도 없는 아들을 옆 좌석에 앉혀야 하는 어머니의 심정이었을까요?


사사건건 불만에 그냥 넘어갈 줄 모르는 아들이 꽤나 걱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거 이러다 이놈이 삐뚜로 나가는 것은 아닌지, 사회생활은 잘할 수 있을지 내심 고민이었을 듯합니다. 다행히 주도력 테마가 가진 갈등에 대한 태도를 이해하고 보니 훨씬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합니다.


학생들과 강점 코칭을 하다 보면 자신의 강점을 빛으로 사용하기보다는 그림자로 드리우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래도 우리들은 이들의 잠재력보다는 밖으로 보이는 삐쭉함에 집중하게 됩니다. 부모님들은 사랑하는 만큼 더 많이 걱정하게 마련이고 학교는 틀에 벗어나는 것을 태생적으로 불편해하기 마련이죠. 


클리프튼스트렝스에서는 자신과 타인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은 강점렌즈보다는 약점렌즈가 디폴트값이라고 말합니다. 긍정심리학에서도 사람들은 타인을 바라볼 때 긍정 편향보다는 부정편향이 조금 더 높다고 말합니다.


주도력 테마와는 달리 화합테마는 바늘과 실처럼 다양한 모양의 천들을 어떻게 꿰매야 할지 본능적으로 궁리합니다. 여기저기 언성이 높아질라치면 잠시 바느질을 놓고 물끄러미 천만 바라봅니다. 어떻게 하면 중단된 일이 다시 진행될 수 있을지 장고에 들어가는 겁니다. '싸우지 말고 할 수 있는 일을 하자고 일을!'이라고 외치고 싶지만 또 다른 갈등을 불러일으킬까 걱정이 앞섭니다.

제 동료 분 중 한 분은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제가 이렇게 사람들 중간에 껴서 쩔쩔매며 불안해했던 것은 어렸을 적 엄한 아버지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고 느꼈어요. 제가 화합과 책임 테마를 가지고 있더라고요. 그러고 보니 저는 평화롭게 함께 일할 때 가장 편했어요. 그래서 기꺼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합의점과 공통점을 찾으려 노력했나 봐요."


우리는 과거로부터 오지만 과거는 선택의 영역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폭력에 이골이 났다는 또 다른 코치님도 비슷한 말씀을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가정을 지키기 위해 무진장 애쓴다고요. 그분께 드린 질문은 '정말 그럴까요?'였습니다. 왜냐하면 그분도 화합테마와 책임 테마를 가지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마음 한 구석 돌멩이를 내려놓은 듯 호기심 어린 얼굴이 된 그 선생님과 코치님을 보는 순간 강점 간증(?) 사례를 하나 더 수집했다는 기쁨과 동시에 뿌듯함을 선물로 받습니다. 클리프튼스트렝스 강점 진단을 배우고 공부하며 '마음이 편해졌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이 저는 참 좋습니다. 이 맛에 강점은 못 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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