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평선 Aug 03. 2024

나슬탐, 나를 알아가는 슬기로운 강점탐구

승부와 최상화

야, 패스를 제대로 해야지!

아니 왜 거기서 드리블을 해!

다시! 한 번만 더 해보자!


우성이는 모든 운동을 좋아합니다. 평소에는 배려심이 넘치고 친근한 친구입니다. 여자친구한테도 세상 따뜻합니다. 그런데 축구만 시작하면 말 그대로 돌변합니다. 꼬라지를 제대로 부립니다. 이 친구 왜 이러는 걸까요? 가끔씩 저 성질머리를 어떻게 하나 걱정이 됩니다.


중2 남학생인 우성이의 스트렝스파인더 강점 검사 결과를 보고 이제야 납득이 됩니다. ‘어쩐지, 그럼 그렇지’. 승부와 최상화를 가지고 있는 이 친구가 다르게 보입니다. 이기는 데 진심인 열정 만렙이자 최대치를 끌어올려야 직성이 풀리는 미워도 다시 한번의 화신입니다.


승부테마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흔한 오해는 ‘꼭 이겨먹어야 직성이 풀리냐?’와 ‘질 수도 있지 그만 좀 해라.’입니다. 본능적으로 이기기 위해 타인과 경쟁을 할 때 불꽃같은 에너지가 온몸을 휘감기 때문입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면 객관적인 기준으로 타인 보다 더 잘하기 위해 온갖 고민과 행동으로 불타오릅니다.


모든 사람은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자기만의 분화구를 가지고 있습니다. 승부테마는 더 잘하고 싶은 욕구와 함께 용암이 끓어오릅니다. 때문에 자신과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기도 하지만 이를 통해 다양한 성취를 만들어갑니다. 이 에너지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가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데에도 강력하게 쓰입니다. 그래서 저는 승부테마가 있는 친구와 잘 지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승부욕을 이해하고 나면 친구로 지내며 도움이 됐던 순간들이 더 많았음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거기에 최상화 테마라. ‘한 번만 더’를 외치는 우성이의 속마음은 ‘뭐든 하려면 제대로 해야지’로 들끓습니다. 최상화테마를 가진 사람들은 기준이 높습니다. 같은 값이면 좀 더 좋은 것을 찾아야 한다는 가성비론자이기도 하고요. 때문에 자신의 강점뿐만 아니라 타인의 강점도 예의 주시하며 그것들을 최상의 상태로 끌어내야 만족감을 얻습니다. 그 만족감은 ‘그만하면 됐어’를 모르기 때문에 다이아몬드도 다시 깎아 세공할 궁리로 가득 찹니다.

제가 아는 어떤 코치님의 승부 스토리는 한 편의 시트콤입니다. 이 분은 느지막이 골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래 친구들의 실력에 비하면 베이비 수준일 수밖에요.


그날로 비싼 레슨비를 시원하게 플렉스 하고 골프연습장에 살며 집으로 출퇴근을 하기를 여러 달. 끝내 친구분들을 평정하고 그제야 단잠에 드셨답니다. 그리고 그 길로 골프채를 모두 처분하고 하산(?)하셨다네요. 그분 말씀으로는 계속했다가는 또 다른 경쟁상대가 나타나면 파산할지도 모르겠더랍니다. 극약 처방이지만 자신의 승부테마를 잘 이해하고 자신만의 관리 전략을 실행하신 겁니다.ㅈ


갤럽의 강점 인증과정에서 만난 한 여성 코치님도 승부와 최상화로 둘째라면 잠 못 잘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진단에서 승부가 첫 번째 테마로 나온 것을 보고 너무 창피하고 불편해서 숨기고 싶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여자아이가 승부욕과 뭐든 제대로 해야 직성이 풀리는 최상화로 살아왔다면 얼마나 핍박(?)을 받았을지 상상이 되고도 남습니다. ‘아니, 그렇게까지 이겨 처먹어야겠니? 적당히를 몰라, 적당히를‘.


어린 시절부터 그런 자신을 부정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승부테마와 최상화 테마가 아니었다면 지금의 그분이 존재했을까요? 자신의 성취뿐만 아니라 주변에 기여해 온 것들이 가능했을까요? 그분은 인증과정을 통해 타인으로부터 이식된 부정편향을 벗고 자신의 고유함을 받아들이니 마음이 편해지셨답니다. 주변 사람들의 핀잔도 있었지만 승부와 최상화로 인해 사랑도 인정도 많이 받아온 것을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최상화테마의 별명은 ‘진주를 찾는 잠수부’입니다. 그만하면 됐다를 못하는 성격 탓에 자신의 강점을 끝까지 끌어올리려 애씁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재능과 강점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분들의 주위를 살펴보면 각각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우리 학교 역사 선생님 한 분은 ‘어젯밤 한 잔 했다’고 하는 사람들이 그런 분들인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에서 필요한 강좌를 기획할 때 이 분의 추천을 통하면 실패확률이 낮습니다. 지역 곳곳에 의미 있는 장소와 맛집도 잘 아시고요. 보통 최상화 테마가 있는 분들이 추천하는 곳이나 워크숍 등은 기본 그 이상을 해냅니다.


이 선생님께서 학생들에게 가장 많이 쓰는 말은 ‘다시 해라’입니다. 타고난 츤데레지만 타협이란 없습니다. 학생들의 수행평가 논술 채점을 하면서 ’아, 놔‘를 연발하고 빨간펜으로 불난 집을 만듭니다. 이런 선생님 어떻게 느껴지시나요?


사실 이런 교사들의 강점은 학생들의 성장을 자극하고 이끌어 낸다는 것입니다. 갤럽의 스트렝스파인더는 34개의 강점을 조직에서 기여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네 가지 분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중 최상화는 ‘영향력’ 영역에 있습니다. 타고나기를 자신뿐 아니라 주변도 잘할 수 있도록 해야 스스로의 에너지가 차오르기 때문입니다.

저작권 © 2000, 2022 Gallup, Inc. 모든 권리 보유. Gallup®, CliftonStrengths® 및 34개의 CliftonStrengths 테마


우리는 흔히 좋은 선생님을 떠올릴 때 이해심 많고 다정한 분들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의외로 제 주변에서는 까칠하고 도전적이며 때로는 끊질기게 괴롭혔던 분들을 잊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아마도 진심 어린 최상화로 더 잘할 수 있다는 가능성과 잠재력을 읽어주었기 때문이지 않을까요?


이렇게 우리는 각자만의 재능과 강점으로 살아갈 때 물 만난 수달처럼 매끈한 수영 솜씨로 이곳저곳을 신나게 탐험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지금 어떤 물에서 놀고 계신가요?


부록 1
승부 테마의 강점

1. 높은 목표 지향:
• 목표 달성을 위한 강력한 동기 부여
• 강한 성취욕으로 지속적인 발전

2. 경쟁력 강화:
• 경쟁을 통해 더 나은 성과 도출
• 개인 및 팀의 역량 극대화

3. 결과 지향적:
• 구체적인 결과를 추구와 명확한 성과 창출
• 성과 측정을 통한 발전 기회 파악

4. 자기 주도성:
• 스스로 동기 부여하여 목표 달성
• 높은 자기 효능감으로 업무 수행

승부 테마의 맹점

1. 과도한 경쟁:
• 팀원 간 갈등 유발 가능성
• 협력보다 개인 성과 중시

2. 스트레스 증가:
• 지속적인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
• 장기적으로 번아웃 위험

3. 비윤리적 행동 위험:
• 목표 달성을 위해 비윤리적 일수도
• 조직 신뢰도 저하

4. 균형 부족:
• 협력과 조화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있음
• 경쟁이 모든 상황에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


부록 2
최상화 테마의 강점

1. 높은 기준 유지:
• 최고 수준의 성과와 품질 추구
• 지속적인 자기 개선과 발전

2. 철저한 계획 수립:
• 모든 작업에 세심한 계획과 준비
• 오류와 실수 최소화

3. 강한 집중력:
• 목표 달성을 위해 깊이 몰입
• 중요한 세부사항을 놓치지 않음

4. 창의적 문제 해결:

•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접근 방식
•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으로 해결

최상화 테마의 맹점

1. 과도한 완벽주의:
• 지나친 완벽 추구로 인해 스트레스 증가
• 비현실적인 기대와 목표 설정

2. 의사결정 지연:
• 완벽한 결과를 위해 결정을 미루는 경향
• 신속한 행동이 필요한 상황에서 지연 발생

3. 팀원 부담:
• 다른 사람들에게도 높은 기준을 요구
• 팀원들의 부담과 압박감

4. 유연성 부족:
• 예기치 않은 변화에 적응하기 어려움
• 계획과 다를 경우 유연하지 못할 수도

















작가의 이전글 9년 차 교감선생이 초보 강점코치로 살아가는 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