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계획대로 되는 경우가 많은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은가?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계획된 대로 되지 않는다고 답할 것이다. 맞다. 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다들 이런 적 있지 않은가?
일기 예보에 비 올 확률 5%여서 우산을 놓고왔지만, 갑자기 소낙비가 내린다. 열심히 데이트 계획을 세워서 갔는데 가장 가고싶었던 식당이 주인장 사정으로 휴업이랜다. 내 성적이면 A대학교까지는 무난하게 합격할 줄 알았는데, 수능 날 컨디션 악조로 훨씬 더 낮은 등급의 B대학에 가게되었다. 면접 내내 분위기가 너무 좋았던 A기업, 하지만 결과는 탈락이었다. 중국 사업을 하려고 바이어를 만나고 계약만 체결시키면 사업성공은 따놓은 당상이었다. 그런데 코로나가 터졌고, 사업은 무산되었다. 이뿐이겠는가. 인생의 순간순간마다 우리의 계획은 예상을 빗겨나간 경우가 다반사다.
그런데 이런 경험도 있다
계획이 틀어지고 우연히 마주하게 된 상황이 오히려 계획보다 더 좋았던 경우말이다. 예를 들면, 갑자기 내린 소낙비 때문에 비를 피하고자 찾은 카페는 인생 카페가 되었다. 식당 휴업으로 우연히 들어간 옆 가게를 여자친구가 너무 마음에 들어한다. 목표하지 않았던 B대학은 입학해 보니 생각보다 좋은 곳이었다. 거기서 만난 교수님과 친구들은 내가 성장하고 발전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면접 내내 분위기가 좋았던 A기업은 비록 탈락이었지만, 망했다고 생각한 B기업은 합격이랜다. 이렇게 인생의 순간순간 마다 계획하지 않았던 사건들이 뒤돌아보니 나에게 더 좋은 기회와 경험이 되었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양자택일을 하는 수 밖에 없다 '1. 비관하면서 낙심하기 2.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기' 중 하나 말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요즘 유행하고 있는 '오히려 좋아'라는 단어가 나는 참 마음에 든다. 이 유행어는 한 유튜버가 방송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자 하게된 말로 현재 인터넷 밈처럼 재밌게 쓰이고 있지만, 결코 가벼운 단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좋아' 라는 짧은 다섯 글자 안에는 '상황이 뜻대로 되고 있지 않지만, 상황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겠어!' 라는 강한 의지적 다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나는 취업준비생들도 기업의 채용전형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조금 더 장기적인 관점에서 '오히려 좋아' 라는 마인드셋을 장착하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바람이 있다. 특히 취업이란 마지막 한번만 최종합격하면 그 간의 모든 실패가 용납되는 경주이기에 멘탈을 잘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오히려 좋아' 보다는 '오직 그 기업만 좋아' 하는 경우가 더 많다보니 목표했던 기업에서 떨어졌을 때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물론 나 또한 긴 취업준비기간을 거쳤기에 누구보다 그 마음을 이해한다. 하지만 인생 선배로써 지나온 길을 돌아보았을 때, 목표하지는 않았지만 나를 합격시켜 준 그 기업이 '오히려 좋은 경우' 가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오히려 좋았던 취업성공 Case
실제로 컨설팅 했던 한 학생이 기억난다. 경영학과 출신으로 홍보/마케팅 회사에 최종합격을 하였는데, 해당 기업의 잡플래닛 평점은 1.9였다. 목표했던 기업보다 훨씬 규모도 작고 연봉도 높지 않은 기업인데, 후기까지 안좋다보니 갈지말지 많은 고민을 하였고, 당장 공백기가 길어지는 것 보다는 실무경험을 쌓는 편이 좋겠다는 판단하에 입사하게되었다. 그런데 왠일인가! 생각보다 만족도가 괜찮았던 것이다. 그 이유인 즉슨, 잡플래닛에 나온 대다수의 나쁜 후기가 경영진에 대한 불만이었는데, 이 친구가 입사하기 전에 경영진이 바뀌었다. 또한 같은 기업 안에서도 부서별로 업무강도나 분위기가 천차만별인데, 이 친구가 가게 된 부서는 팀원들간 사이도 좋고, 워라밸도 잘 지켜지는 편이었던 것이다. 입사한지 1년차가 되었을 때, 해당 기업에서의 경험치들을 기반으로 목표하던 기업에 올드루키로 지원하여 이직에 성공하였다. 우연히 전화통화를 하게 되었을 때, 이 친구가 했던 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휴~ 선생님, 그 때 잡플래닛 보고 이 회사 안갔으면 큰일날 뻔한 거 있죠! ' 라고 장난처럼 던진 말이었지만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해당되는 말일 수도 있겠다. 얘기를 들으면서 그래서 결국 아무데나 가라는거야? 라고 물어본다면 그건 정말 아니다! 어떻게 첫기업인데 아무데나 갈 수 있겠는가. 그치만 갈지말지 헷갈리는 기업이 있다면 타인의 평가에 의해서만 결론짓기 보다는 좋은 경험의 기회로 생각하자는 말이다.
최근에 있었던 또 다른 학생의 이야기도 추가해본다. 이 친구는 SW개발자를 희망했는데, 채용연계형 교육과정에 입과해서 열심히 수업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이 연계되지 않아 다시 취준생이 된 케이스다. 해당 기업에 취업되기를 간절히 희망했기에 채용연계가 되지 않았을 때 낙심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정적인 감정은 금새 털어버리고, 남은 채용전형에 최선을 다해 입사지원도 하고 면접에도 참여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궁극적으로 그 친구는 모두가 가고싶어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두 곳 모두 최종합격하여 골라가게 되었다는 꽉 막힌 해피엔딩스토리로 막을 내렸다. 만약 해당 교육과정이 채용연계가 되었다면 어땠을까? 이렇게 우수한 두 기업에 모두 합격할 거라고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취업준비 과정에서 발생한 계획을 벗어난 힘든 상황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된 순간이다.
자 이제 당신의 선택만 남았다. 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을 때,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비관하면서 낙심할 것인가? 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할 것인가? '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던 간에 그 선택이 '오히려 좋은' 선택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글을 마치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