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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uteurist Jan 31. 2024

Prologue: 브랜드의 본질을 찾아가는 길 '루트'




브랜드 디깅 크루 '루트'를 소개합니다.


제품이 아닌 의미, 생산이 아닌 해석. 요즘의 소비문화를 적절히 설명하는 키워드가 아닐까 합니다.

블루오션을 발견하기 어려운 시장에서 브랜드가 스토리에 힘을 쏟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엇비슷한 상품들 사이에서 자신의 쓸모를 어필하려면 분명 상품 그 이상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실용성과 시각적 아름다움을 내세우면 당장의 판매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브랜드 철학을 납득시키지 못한다면 오래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브랜드는 제품을 강조하는 대신 추구하는 가치를 전달하고, 소비자가 주인공이 되는 브랜드 스토리로 무장해 구매욕을 자극합니다. 분명 같았던 제품도 이야기라는 필터를 거치고 나면 다르게 인식되죠. 예를 들어 어제와 똑같은 커피를 마셔도 카페의 서사를 접한 후의 커피는 분명 다르게 느껴질 겁니다. 커피가 아닌 새로운 캐릭터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의 서사를 구축한 브랜드 덕분에 특별할 것 없는 제품을 소비하면서도 매일 새로움을 경험합니다. 



의미와 결합한 브랜드는 예술과 역할을 분담하고 있습니다. 브랜드는 서사를 기반으로 메시지를 전한다는 점에서 판매 주체를 넘어 콘텐츠로 기능하는데요. 영화나 시리즈 같은 서사 기반 콘텐츠의 기능과 아주 닮아 있습니다. 작가주의를 표방하는 콘텐츠만큼은 아니어도 상업 콘텐츠의 역할을 부분적으로 수행하게 되었죠. 자연스레 브랜드를 예술적 탐구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루트는 예술 콘텐츠를 대하듯 브랜드를 바라보려 합니다. 좋은 영화를 만나면 좋았던 이유가 궁금해서, 혹은 더 깊이 이해하고 싶은 마음에 여러 영화적 요소들을 분석합니다. 새롭게 발견한 의미가 감상에 깊이를 더하면 작품을 향한 애정은 더욱 커집니다. 루트는 영화를 이해하는 방식으로 브랜드라는 콘텐츠를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하나의 세계관을 감상하기 위해 숨겨진 의미를 길어 올리듯, 브랜드를 이해하기 위해 안에 담긴 의미와 브랜드 요소들을 해석하려 합니다.



에디토리얼, 브랜드 마케팅, 디자인이라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루트의 멤버들은 평소 브랜드를 경험할 때 다른 관점을 필요로 했습니다. 이해관계가 맞닿은 세 명이 모였고, 각자의 관점을 공유하면서 브랜드를 다각도로 탐구하는데 목적을 둡니다. 루트는 브랜드의 철학 (의미, 가치)을 기반으로 기능 (공간, 제품, 서비스, 마케팅)과 시각 (굿즈, 패키징, 로고) 요소를 탐구해 각각의 개별 요소들이 하나의 브랜드 정체성으로 수렴되는 과정을 분석할 계획입니다.


브랜드 정체성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시각적 자극은 감상을 일으키지만, 의미가 결여된 비주얼만으로 브랜드를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브랜드의 본질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철학에 있습니다. 땅 속에 묻혀 보이지 않지만 나무의 토대를 이루는 뿌리처럼 말이죠. 진짜 모습을 알고 싶다면 땅을 파고 뿌리를 보아야 합니다. 독자분들이 표면적인 경험을 넘어 브랜드를 깊이 감상하고 즐길 수 있도록, 그들의 본질에 이르는 길을 안내하겠습니다.


브랜드 선정기준

요즘은 의미와 비주얼 모두 훌륭한 브랜드가 많습니다. 때문에 선정할 브랜드의 범위를 크게 좁히지 않을 생각입니다.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좋은 브랜드를 놓치는 일은 가능한 피하려고 합니다. 

대신 일상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동시에 다양한 채널을 통해 입지를 넓히고 있는 브랜드를 따라갈 생각입니다. 저희 글을 읽어 주신 분들이 내일이라도 해당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다면 가장 행복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 브랜드, YM 커피 프로젝트

루트의 첫 번째 브랜드는 서울 은평구를 기반으로 성장하고 있는 카페 YM 커피 프로젝트입니다. 1년 265억 잔, 편의점의 두 배, 치킨 가게의 세 배. 한국에서 카페의 위상을 설명하는 수치들인데요. 이 통계를 고려할 때 루트의 첫 번째 브랜드로 카페를 선택한 건 꽤 자연스러운 결정 같습니다. 완벽하게 포화된 시장에서 카페만큼 명확한 브랜드 정체성을 필요로 하는 곳은 없기 때문입니다. 커피 그 이상으로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카페는 어떤 스토리를 무기로 업계에 단단한 뿌리를 내리는지 그 길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최근 소셜 미디어를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에서 바이럴 되고 있는 YM 커피 프로젝트는 섬세한 커피 큐레이션과 색다른 브랜딩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시각적 요소 또한 훌륭해 드라마와 뮤비의 촬영 장소로 자주 섭외 되며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데요. 직접 방문한 결과 브랜드 스토리, 공간, 맛, 서비스, 굿즈, 패키징 등 브랜드를 이루는 여러 요소에 있어 YM만의 일관된 컨셉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지는 에피소드에서 지역 기반의 커피 문화를 형성하며 뿌리내린 카페, YM 커피 프로젝트의 브랜드 정체성을 탐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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