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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몬이 May 15. 2024

합천 한 달 살기 합천의 역사 그리고 커피의 역사

합천의 역사와 문화, 커피 그리고 비..

�하비주커피

셋 째날 아침이 밝았다. 숙소는 온돌바닥이라고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까지 방바닥이 뜨거워지지는 않았다. 온돌이라는 숙소 설명을 보고 기대를 했었는데 저녁에 잘 때 조금 으슬으슬 추웠어서 조금 실망스러운 마음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아침 7시 분명 시간은 이른 아침인데 밝은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 걸로 봐서 혹시나 싶어 창문을 열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하늘이 우중충 했다. 안돼.. 나 날씨요정인데..!!! 설마 비가 오는 거니...??


아직까지 비가 내리지는 않았지만 곧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을 보고 우리는 간단한 아침산책 후 서둘러 준비를 하고 아침을 간단하게 차려먹고는 비가 본격적으로 오기 전 커피체험을 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를 나섰다. 오도산황토펜션 숙소에서는 2박을 하는 일정이라 짐을 다시 정리할 필요 없었기에-





☕커피의 역사와 스토리

초행길이고 길이 은근 산길이라 조금 헤매었지만 목적지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그렇게 커피체험 하비주에 거의 도착해 갈 때쯤 비가 추적추적 오기 시작했다. (결국 이 내가 비에 지다니...)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은 억수같이 쏟아지는 비는 아니라는 거다. 꼭 분무기로 뿌리는 듯 한 비가 내렸다. 이미 비가 내리는 걸 어쩌겠는가, 해서 우리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즐기기로 했다. 


"그래 커피는 비가 내릴 때 더욱 풍미와 향이 진해져 더욱 맛있지" 라며-


주차를 입구에 하고는 매장으로 들어서는데 사장님이 어떻게 오셨냐고 문의를 주셨고 커피체험을 하러 왔다고 말씀드리니 바로 커피 체험을 위해 이동을 했고, 커피나무밭 부터 작은 묘목이 있는 곳, 식물들의 파종현장들을 둘러보았다. 꼭 어릴 때 현장 실습하듯 조금은 들 뜬 기분이었다. 나무를 키우시고 관리하는 비닐 하우스를 지나 본격적으로 커피 체험을 하기 위해 체험장의 테이블에 앉았다.


사장님이 잠시 생두부터 이것저것 체험의 기초가 되는 자료와 기구들을 준비하시더니 이내 비장한 표정으로 본격적인 커피의 역사와 스토리 강연을 시작하셨다.

사장님의 재미나고 열정적인 강의는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점점 빠져들었고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커피에 관해서는 나 또한 어느 정도 안다고 자신하고 다녔는데 본격적으로 역사와 다양한 스토리들을 들으니 모르는 부분도 상당히 많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강의가 끝나고 실습에 들어가기 전 궁금한것에 대해 질문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는데 나는 내심 궁금했던 '하비주커피'의 의미가 궁금하던 차 이모도 궁금하셨었는지 사장님께 하비주의 뜻에 대해 물어보았고, 예상치 못한 질문에 호탕한 웃음 한 번을 보여주시곤 의미에대해 설명해 주셨다.


'하비주'는 사장님과 사장님 아들들의 이름 중 한 글자씩을 따서 받침을 뺀 네임이라고 한다. 커피에 대한 특별한 의미보다 가족에 대한 의미를 느낄 수 있는 네이밍에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드디어 실습시간!!

커피빈(=커피콩)에서도 생두를 직접 볶아보는 체험과 더불어 우리가 직접 볶은 원두를 그라인더로 갈아 핸드드립으로 내려서 마시는 시간이다. 너무너무 설레었다. 애초에 커피를 너무나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침이라 더욱이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기도 했기 때문이다.


생두에 대한 설명도 간략히 듣고 본격적으로 사장님의 시범이 있고 난 후 생두를 볶기 시작했다. 신기했다 너무너무. 얼마 볶지 않은 것 같은데 하얀색이었던 생두가 어느새 검게 볶아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두일 때는 나지 않았던 커피 향이 생두를 볶으며 은은하고 잔잔하게 퍼지는데 너무나 감미로운 향이 가득이었다.

커피 볶는 현장

이어 볶은 원두를 직접 손으로 갈 수 있는 그라인더로 갉갉갉갉 갈아냈고 여기서부터는 더욱 진하게 커피 향이 올라왔다. 커피 향이 고소하고 풍미롭고 향긋하다는 말을 몸소 느낄 수 있어 너무 재미나고 신선한 경험이었다.

그라인더는 기계만 사용해 봤지 직접 손으로 갈아보는 건 처음이었는데 갈리는 느낌도 무척 재미났고 즐거웠다. 더욱이 갈아진 원두들이 그라인더 내부에 가득 차 넘치는 바람에 한바탕 웃음꽃이 피어나기도 했다.



드디어 세 사람이 한 잔씩 마실 수 있는 원두가 갈렸고 핸드드립 차례다.

이 또한 사장님의 첫 시범이 있고 난 후 직접 해볼 수 있는 기회들이 있었다.

핸드드립을 하기 전에도 간단하게 드리퍼 서퍼 필터 등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는데 이때 처음 알았다.

우리가 흔히 집에서 필터를 고정하는 장치를 드리퍼라고 하는데 이 드리퍼의 모양(홈)에 따라 커피가 내려지는 시간이 다르고 맛이 틀려진다는 설명이었는데 무척이나 흥미로왔다. 그러고 드리퍼들을 자세히 살펴보니 하나같이 물결모양 이러던지 사선모양 지그재그모양 등 다양한 모양들이 눈에 들어왔다. 또한 드리퍼의 쉐입과 배출구의 갯수에 따라서도 맛이 다르다는 설명에는 더욱이 흥미가 자극되었다.



재미난 설명들을 듣고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머릿속에 꾹꾹 눌러 담으며 기분 좋게 핸드드립을 이어갔다.

그리곤 나눠주시는 컵으로 우리 손으로 직접 볶고 갈고 내린 커피 한 잔씩을 맛보는데 직접 해서 그런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나는 산미가 있는 커피를 좋아하고 이모와 엄마는 고소한 커피를 좋아하는데 하비주커피원두는 사장님께서 직접 원두의 3개종을 블렌딩 하셔서 만들었고 하시는데 끝맛이 떫지 않고 텁텁하지 않게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참 맛있는 원두라고 생각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원두를 구매했다 그것도 총 4봉을..ㅋㅋ)



� 율피의 세계

커피 한 잔씩을 하고서는 멀리 나갈 필요도 없이 우리는 사장님께서 옆 건물에 운영 중이신 율피 돈가스를 먹으러 갔다.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 되기도 했고 도착 때부터 커피 향과 더불어 은은하고 솔솔 하게 풍기던 돈가스의 향 때문에 "점심은 여기다"를 셋다 동시에 외쳤었더랬다.


그런데 신기했다. 돈가스에 율피라니.. 율피는 밤속껍질을 말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 율피를 어떻게 돈가스와 접목하셨을까 싶었다. 그리곤 어떤 맛일까 걱정반 기대반의 마음으로 돈가스 3개를 주문해 두고는 이곳저곳 구경을 다녔다. 식전 스프가 나왔고 돈가스도 얼마 지나지 않아 나왔다. 아침을 과일(바나나와 사과) 이외에 먹은 것이 없었던 엄마와 이모 그리고 나는 배가 고팠던 것 같았다. 첫 몇 술은 말없이 먹기 바빴기 때문이다.


소스가 조금 덜 짰으면 했지만 맛은 나쁘지 않았다.


돈가스의 어디에 율피가 들어갔을까 궁금해하던 차 튀김가루와 소스에 각각 율피가 첨가되었다는 사장님의 간략한 소개에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는 율피가 더욱이 신기해졌다. 나는 율피가루를 사실 피부관리를 하는 미용팩으로만 생각했지 이렇게 음식으로 활용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으니까.



�박물관으로 GoGoGo~!

배부르게 점심까지 해치우고 우리는 오후 일정을 한 번 더 정리했다. 오후 일정은 이러하였다. 바로 합천박물관을 다녀오는 것이었다. 하지만 비가 은근히 내리고 있었고 조금 고민되었지만 기왕 나왔고, 계획을 세웠기에 천천히 다녀오기로 했다. 


하비주커피체험에서 합천박물관까지는 30분 정도를 차로 가면 되는데 구역구역마다 빗방울이 굵어지던 구간도 있고 약해지던 구간도 있었기에 빗길 운전을 한 이모가 수고가 많으셨다. 


비내리는 합천박물관도 제법 운치가 있더랬다.


도착한 합척박물관은 주차장부터 한가로웠다. 비가 와서 더 그랬던 것 같았다. 하지만 좋았다 사람이 많이 북적이는 것보다 조용하고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다고 생각이 되었다.

도착한 박물관 내부는 구경할 거리도 체험해 볼거리도 많았다. 아 물론 어린이 체험장이긴 했지만 탁본도 해보았고 유물조각 맞추기와 교지도 작성해 보는 등 재미나게 즐기고 관람을 하고 나왔다.

 


가야시대에 대한 설명과 유물들이 전시돼 있었는데 특히 칼손잡이 부분과 공예품들의 정교함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다. 어떻게 저렇게 액세사리들이 예쁠 수 있을까, 어쩜 저렇게 정교하게 세공을 했을까 끊임없이 감탄하며 2시간 넘게 머무르며 관람을 했던 것 같다.


가야는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병존하면서도 연맹 또는 연합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유지했으며, 더욱이 가야의 문화유산들은 대륙과 해양, 중국과 일본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를 바탕으로 사회발전을 촉진시키는 다양한 기술의 교류를 고고학적으로 증명해 주는 유산으로 인류 역사에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게 됐다고 한다.


더욱이 합천 박물관 뒤로 합천옥천고분이 위치해 있는데 이 고분은 지난 2012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한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2023년 5월 세계유산 자문기구로부터 등재권고가 결정됐다. 그리고 9월 17일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고 한다. 


비록 비가 내려 흙길이 진흙길로 바뀌어 고분을 전부 보지는 못했지만 멀리 서라도 그 웅장함이 느껴져 괜히 마음이 차분해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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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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