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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okie Dec 13. 2022

주니어가 생각하는 PM의 역량(2)_독립적 사고

의사 결정에 '내'가 중심에 있기 위한 과정


독립적 사고


말 그대로 다른 것에 예속하거나 의존하지 않는 상태에서 생각이나 행동을 한다는 의미이다. 

내가 정의하는 PM(Product Manager)이나 PO(Product Owner)는 이러한 독립적 사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즉, 의사결정의 주체가 되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 깊게 독립적인 사고를 해야 한다.

하지만, '독립'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면 오히려 좋지 않은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독립적 사고? 독단적 사고?


PM은 개발자와 디자이너, 그리고 유관부서와 함께 협업을 하여 서비스를 좋은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역할을 한다. 또한 서비스를 사용하는 유저의 Pain Point를 제일 잘 알고 있어야 하며, 이를 통해 서비스의 궁극적인 목표 지향점을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독립'이라는 단어가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다고 해서 주변 상황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생각의 범위가 좁아서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중심의 입장에서만 사물을 보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고방식은 오히려 독단적 사고에 조금 더 가깝다. 서비스를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입장에서 고객이나 이해관계자의 말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오로지 본인의 직관을 믿고 의사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내부 팀원들의 팀워크도 떨어뜨릴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또한 독단적 사고는 본인의 의견에 대한 비판을 두려워하는 사람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우리나라에서 '나의 의견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내가 이렇게 하자고 하면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까?'라는 고민 역시 모든 사람들이 겪는 내면의 목소리이다. 비판의 목소리를 두려워하게 된다면 중요한 결정을 할 때에도 그전까지는 다른 사람에게 공유하지 않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




군중 심리는?



군중 심리 역시 독립적인 사고를 함에 있어서 유의해야 하는 상황 중 하나다.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PM은 하루에도 정말 많은 사람들과 논의하는 미팅 자리를 가지게 되며, 합의하여 결론을 도출해야 하는 사항들도 많다. 여러 미팅을 하다 보면 하나의 사안에 대해 나와 다수의 의견이 다를 때가 분명히 존재하고 비일비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때 '내가 그럼 잘못 생각한 건가? 다수가 이야기하는 것이 맞겠지.' 하고 본인이 생각했던 주장이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채 다수의 의견에 편승하는 것이다. 


설득의 심리학 책에서는 이를 캡티니티스 현상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캡티니티스는 항공기 안에서 부기장이 기장의 권위에 짓눌려 제 역할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미국 연방항공국(FAA) 사고 조사단에 따르면 많은 항공기 추락 사고는 기장의 실수가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승무원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할 때 발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회사의 상황으로 빗대어 보자면, 내가 생각하는 의견이 있지만 나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의 의견이 나와 다를 경우 상대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고 본인의 의견은 더 이상 피력하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물론, 높은 직급의 사람들은 나보다 더 많은 인사이트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드백의 내용이 대부분 다 맞는 내용일 수 있다. 하지만 나와의 의견이 다를 경우 그 주제에 대해서 더욱 깊게 고민해왔던 것은 작업 담당자인 본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왜 그런 결론을 도출했는지 충분히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필요하며 오히려 이를 통해 상대에게 더욱 질 좋은 피드백을 주고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독립적인 사고가 중요한 이유


독립적인 사고가 중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독립적인 사고는 주변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본인이 혼자서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생각하는 독립적 사고는 큰 틀의 주제와 목표, 그리고 세부 사항에 대해서 주체적으로 의견을 먼저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거나 납득이 되는 다른 사람의 의견을 반영하여 본인만의 의견을 정교화해 나가는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본인의 생각이 정리되며 이야기하고자 하는 의도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미팅을 할 때에도 나의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주제에 대해 더 이해를 쉽게 한 다른 사람들은 더욱 질 좋은 피드백을 주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한층 더 의견을 반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혼자서 결정하거나 남들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때보다 훨씬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2.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독단적인 결정이나 무비판적인 수용을 하게 된다면 이후 작업물의 결과가 좋지 않거나 이슈가 발생할 때에 대처가 어려울 수 있다. 전자의 경우, 개발자나 디자이너에게 이슈 해결을 함께 하자는 요청을 해야 하는데 전제에서 이미 의견이 달랐더라면 작업자의 작업에 대한 동기부여는 떨어질 수밖에 없고, 이슈 파악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의사결정권자인 본인이 문제 해결에 대한 방법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후 효율적인 대응이 어렵다. 


또한 작업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그때마다 얼라인을 맞추는 게 어렵다. 하지만 모두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한 독립적 사고를 하게 된다면 이렇게 불필요한 리소스를 크게 줄일 수 있으므로 효율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3. 주체적인 힘을 기를 수 있다. 작은 의사결정부터 새로운 기능을 만들기 전 회사의 예산을 고려하여 비용을 판단하는 큰 의사결정까지 PM은 수없는 고민과 결정을 반복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다른 사람에게 휘둘리지 않고 일단 본인이 생각한 내용을 논리 정연하게 정리하고, 남들에게 본인이 생각한 바에 공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을 꾸준하게 연습하면 주체적인 사고 능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이를 통해 결과가 좋을 경우 업무에 대한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에는 본인의 결정에 대한 책임감을 기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독립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필수 조건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독립적인 사고를 하기 위한 조건


1. 자신이 생각하는 주제에 대해 깊게 고민한 흔적이 있어야 한다. 



본인이 생각하는 가설 검증을 위해 데이터를 깊게 이해해야 되며, 출시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효과 및 사이드 이펙트에 대해서도 다방면으로 고려한 내용을 정리해서 해당 분야에 대해 진심으로 깊이 이해하고 있다는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떠다니는 채로 두는 것이 아니라 글로써 논리적으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어야 한다.



2. 일을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의견을 제시하고 관철하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본인의 의견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PM의 가장 큰 역할은 개발자와 디자이너와 함께 협력하여 더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의견에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작업물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그냥 나의 의견은 이렇다고 생각해'가 아닌, '내가 만들고자 했던 의도는 이렇고, 이 것을 우리가 마무리하게 된다면 어떤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라는 문장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책임감을 가진 PM이 본인의 생각을 정리해 하나의 목표를 공유하고, 이를 다른 팀원들도 같이 공감하게 된다면 목적지를 향해 전진하는 하나의 배에 탑승한 동료들이 생기는 것이고, 이는 그 팀의 동기 부여 요소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다.



3. 무조건적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비판하는 것이 아닌, 그들의 의견이 나오게 된 배경을 파악하고 그들의 관점에서 이해해보려는 역지사지 자세도 필요하다. 



위에서 이야기했듯이, 독립적 사고는 독단적 사고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본인에게 피드백이 올 때 무비판적이거나 비판적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피드백을 받은 이유', '피드백에 대한 나의 의견', '피드백을 바탕으로 더 생각해볼 수 있는 포인트'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 미처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PM 업무를 진행하면서 가장 고민이 많고, 어려운 부분은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다른 사람들에게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는 일인 것 같다.


하지만 그 어려운 것도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있고, 남들과 솔직한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지고 있는다면 그 어려움이 나를 성장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글은 정말 오랜만에 쓰는 글이다.

그동안 회사의 PO라는 직무로 일을 하면서, 스스로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는 과정에 있었다. 그 속에서 내가 과연 글을 쓰는 것이 맞을까 고민을 하여 의도적으로 글 쓰는 것을 멀리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부족하더라도 지금의 내 생각을 남들에게 공유하고, 또 이후에 내가 더 성장한 후에 이 글을 봤을 때 얼마큼 성장하였는지 파악해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다시 용기를 내기로 했다.


앞으로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느꼈던 감정들이나 경험,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꼈던 인간에 대한 감정에 대해서 글을 쓰는 습관을 다시 들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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