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IUX 분석기
왜 홈 화면인가요?
바야흐로 iT 서비스의 시대, 수많은 app 서비스들이 태어나고, 또 끝없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UIUX의 특성상 몇몇 페이지들은 페이지가 가진 기능에 따라 확실하게 형태가 합의되고 정리되고 있는 모습을 봅니다. 하지만 홈 화면만큼은, 사용자들을 처음으로 맞이하는 공간이자 목소리를 처음으로 낼 수 있는 공간인 만큼 모든 앱이 자신있게 자신만이 보여줄 수 있는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홈화면은 서비스를 압축하고 정제한 '서비스를 담은 UIUX'의 정수이자 브랜딩과 마케팅 그 자체입니다. 홈 화면이 서비스의 지금과 미래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홈 화면을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배우고자 합니다.
* 서비스 기획을 배우는 입장에서, 해당 서비스에 대한 지극히 개인적으로 느끼고 공부한 내용을 기록합니다.
1. 서비스를 알아보자
2. 홈 화면 분석
3. 아쉬운 점 / 눈에 띈 점
4. 마무리
퇴사 준비를 하면서 마음 한 켠 하고 싶었던 일들을 추려봤다. 오랜만에 혼자서 훌쩍 어디론가 여행을 떠나보고 싶기도 했고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는 방법을 조금 더 배우고 싶어 글을 쓰는 연습을 해보고자 했다. 또 전문성을 키워야하고, 셀프 브랜딩도 해야하고, 생각해보면 세상 참 잘 살기 힘들구나.
일단 복잡해진 머릿속을 정리해야하니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보려고. 평소였다면 제주에어, 아시아나 항공같은 대형 항공사를 찾기 바빴겠지만 지금은 그야말로 스타트업의 대호황시대, 문득 이런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스타트업 서비스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검색창에 일단 ‘한달 살기'를 입력.
그렇게 정해진 오늘의 훌륭한 서비스,
어디서든 살아보는 세상을 그려나가는 ‘리브애니웨어’다.
한국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다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이야, 이거 외국같은 데 굳이 갈 필요 없지 않나.' 한국에는 생각보다 아름다운 곳도, 맛있는 음식도 많다. 여행까지는 부담스럽고, 집을 잠시라도 옮겨서 이 근처에 살면서 일주일 정도 주변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심지어 요즘처럼 외국으로 나가는 것이 어려워진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집을 중심으로 세계를 형성해야만 하는 지금은 더 그렇다. 리브애니웨어는 이런 아쉬움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굉장히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어느 순간 시작되는 ‘여행'이 아닌, 우리가 항상 실천해야하는 ‘살기'에 약간의 특별한 양념을 두르는 것이다.
내가 집에서만 살아야한다고 누가 정한거야?
‘어디서든 살아보는 세상, 리브애니웨어'는 이런 규칙에 반항하는 네이밍이다. 자유로운 삶, 집이라는 규칙을 깨는 모토가 그대로 담겨있다. 리브 애니웨어, 정말 ‘어디서든’ 살아볼 수 있다니 정말 설레는 권유가 아닌지.
* 어디서든 경험하는 ~~ , 언제나 함께하는 ~~, 누구라도 할 수 있는 ~~, 은 어떤 서비스를 어필할 때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표현이다. 하지만 남용되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긴다. 정말 어디서든, 언제든, 누구라도 할 수 있다면 그것이 대체 무슨 특별함이 있단 말인가. 게다가 요즘 세상에 시간, 공간, 사람한테 한계를 두는 서비스는 오히려 찾기가 어렵다. 아직도 [카카오톡]을 설명할 때 ‘언제든지 누구라도 어디서든 연락할 수 있는 메신저', [배달의민족]을 설명할 때 ‘언제든지 어디서든 누구라도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이라고 설명할텐가.
언제든, 어디서든, 누구라도, 라는 텍스트들은 강력하지만 평범하다. 자유란 규칙에 반항할 때 더욱 매력적이다.
리브애니웨어의 홈 화면은 네 개의 섹션으로 분리해볼 수 있다.
기본적인 여행, 숙박 어플이라면 제공하고 있는 부분과 유사하다.
세심하게 뜯어보면서 좋다고 생각했던 부분은 ‘대한민국 어디서든'이라는 아주 짧은 텍스트다. 사실, '대한민국 어디서든'과 '대한민국'이라는 표현은 같은 지역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민국'이라고 쓰여있었다면 일부 사용자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를 선택의 영역으로서 오해할 수 있다. 중국, 일본과 같은 국가를 선택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어떤 플레이스 홀더에 ‘아이폰'이라고 쓰여있으면 사람들은 ‘갤럭시'나 ‘화웨이'등을 선택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폰 xr’이라고 쓰여있다면 그곳이 세부기종을 선택하는 곳이라고 정확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되는 것과 비슷하다.
'대한민국 어디서든'이라는 지명은 이런 오해를 방지하면서도, 앱의 가장 상단에서 리브애니웨어가 전달하는 메시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대한민국 어디서든'을 기본 선택지로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서비스의 의도와 맞물려 직관적으로 다가온다.
두번째 섹션은 숙소찾기 내부 화면에서 제공하는 ‘필터'를 미리 적용해놓은 필터 섹션이다. 필터의 나열은 목적 / 인기 / 가격으로, 각각 소비자의 니즈를 정확하게 저격한다. 한달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흔히 사용하는 키워드로 보인다.
2-2. 인기지역은 제주도가 정복했다. 어느 정도 예상가능하기도 하고 납득이 되지만 정확한 인기의 근거가 노출되지는 않는다. 조회수, 요즘 거래량, 후기 수 등 인기를 측정하는 데이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거나, 어떤 기준으로 인기 지역을 보여주는지만 알려주더라도 사용자로써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 가능하면서, 신뢰도도 높아질 것 같다.
리뷰도 콘텐츠가 되는 시대, 리브애니웨어에도 리뷰가 있다.(리뷰애니웨어 아님ㅋㅋ) 그런데 리뷰가 가공된 텍스트로 반영이 되어있는 것은 생소했다. 텍스트가 가공되었다는 말은 즉, 개발상으로 후기를 큐레이션한 것이 아니라 서비스 제공자가 직접 후기를 골라 전시한 상태다.
들어가보니 원본 리뷰의 텍스트를 거의 그대로 반영한 정직한 가공이긴 하고, 리뷰 콘텐츠가 홈에 그대로 들어오기에는 1)부정 리뷰로 인한 서비스 퀄리티 케어의 문제 2)리뷰 텍스트의 적합성 문제(길이, 형식 등) 3)서비스 자체가 커뮤니티 중심이 아닌 문제 등이 있어서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직접적인 유저의 텍스트가 아니라는 점이 꺼림직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온라인 쇼핑에 비유하자면 상품소개 페이지에 있는 ‘리뷰 모음'을 보는 것과 같을지도.
그 아래 큐레이션 섹션에서는 발랄한 카피라이팅과 함께 해시태그, 그리고 잘 구성된 이미지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협업 마크가 자주 보이는 것을 보아하니, 이 쪽이 자체 콘텐츠 겸 추가 비즈니스 모델을 담당하고 있는 듯 하다. 서비스에 애정이 있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높은 신뢰도로 강력한 힘을 가질 수 있는, 이 서비스의 진짜 경쟁력이 되지 않을까 한다.
홈 화면 가장 하단에는 리브 애니웨어를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알면 좋을 정보들과, 다양한 큐레이션에도 불구하고 여기까지 스크롤을 내릴 수 밖에 없었던 아직도 숙소 결정을 하지 못한 사용자들의 마지막 보루가 되어줄 '적합한 숙소 찾아주기 상담' 서비스가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누군가 직접 숙소를 찾아서 추천해준다고 하니 구미가 당기는 서비스이긴 하지만, 제공자 입장에서는 체리피커 이슈, 유지력의 문제도 있을테고, 상담의 퀄리티를 관리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맨 밑에 있는 것이 백 번 이해가 간다.
비즈니스가 더욱 성장하게 된다면 이런 상담 서비스 쪽을 중심으로 발전한 맞춤 추천 상담이 힘을 발휘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한달 살기 전문가'라든지, ‘한달 살기 컨설턴트'라든지.
바텀 네비게이션의 구성이 평등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위시리스트, 예약의 기능을 사용 빈도나 향유할 수 있는 시간 등으로 따져봤을 때 홈화면과 같은 위계로 놓여있는 것에 대한 어색함이 느껴졌다. 홈 화면에 있던 큐레이션 섹션을 다른 하나의 페이지로 뽑아냈어도 아이덴티티 확립 + 서비스의 차별화 측면에서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개인적인 기조 : 바텀 네비게이션, 페이지의 무게를 맞출 것
바텀 네비게이션에는 2개에서 최대 5개 정도의 아이콘이 사용될 수 있다. 페이지가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 uiux 공간에서, 몇 안되게 ‘한정되어있는 공간이자 자산'이라는 것. 이 공간에 대해서 나는 세 가지의 기시감을 느낄 때가 있다.
이제 끝났나? : 홈화면에서 많은 콘텐츠를 열람하다가 다음 페이지로 넘어갔을 때 향유할 수 있는 기능이 거의 없는 경우,
여긴 언제 쓰는 거지? : 페이지에 배치된 기능이 아주 가끔, 너무 명확한 목적'만'을 위해 쓰이는 경우
이 페이지에 있을 게 아닌데? : 다른 페이지의 기능과 너무 긴밀하게 연결되어있는 경우
이미 굉장히 많은 숙박, 여행 앱 & 서비스들이 있고 차별화하기가 어렵다고 생각이 드는데, '우리가 더 싸요' 프로모션이나 '유저만 모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프로모션 같은 것들로 승부를 보기 보다는 디테일과 방향성을 자신있게 가져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실 단기 숙박업이 단기 수익에서는 더 좋고, 장기 숙박의 수익이 안정성 면에서 좋다. 하지만 오히려 '한 달'이기 때문에 더 잘, 힘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부분이 확실히 있다. 특별한 콘텐츠와 그것을 큐레이션하는 방식이 한 달 살기의 매력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니즈를 찔러줘서 사용자로써 한달 살기라는 서비스를 넘어, 그 문화 자체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