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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미 탐험가 이숙경 Mar 06. 2024

나한테 초저녁부터 잠이 찾아왔다.

3월 5일 화요일

어젯밤엔 9시 조금 넘어 잠이 들었다. 센터에 다녀와서 늦은 빨래를 하고 건조기를 돌리려다 잠이 쏟아져서 베란다에 널고는 얼른 이불속으로 들어갔다. 달콤하다. 나한테 초저녁부터 잠이 찾아왔다.


어제 일찍 잤으니 지금 몇 시일까? 내 맘은 시간이 궁금했지만 내 몸은 아직 일어나지 말라고 나를 말렸다. 아직도 노곤한 게 그렇게 함부로 겁없이 일찍 일어나면 몸살이라도 날지 모른다며 나를 더 재우려고 했다. 몸이 게으름을 부리게 좀 놔두니 슬며시 화장실에 가고 싶다며 나를 일으킨다. 시간을 확인하니 5시 조금 전이다. 이럴 수가! 어제 9시 조금 넘어 잠이 들었고 5시 조금 전에 잠이 깼으니 거의 8시간 가까이 깨지 않고 푹 잤다. 어제도 잘 잤는데 오늘은 더 잘 잤다. 


어제는 바람 불고 비가 와서 바깥 활동도 많이 못했다. 아이들에게 택배를 보내주고 마을 회관에 아짐들이 만들어 주신 팥칼국수를 먹었다.  택배준비는 전 날 되어있던 것이고, 팥칼국수도 우리 먹을 것만 한 냄비 받아왔으니 노동이 1도 들어가지 않았다. 책 읽고 글도 쓰고 아이들 수업준비도 하면서 몇 번이나 시간을 확인했다. 낮에도  시간이 그렇게 빠르게 가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여유 있게 보내다 담가 둔 빨래를 잊었다. 지금 일기를 쓰며 생각하니 빨래를 잊을 수 있었다는 것도 왠지 흐뭇하다. 은퇴 이후 빨래와 청소 설거지 같은 것들은 거의 매일 우선순위에 있었다. 이제 다시 내 인생의 우선순위가 바뀔지도 모르겠다.


마을 회관 장을 보러 해남읍으로 가는 길부터는 내 마음이 다시 많이 바빠졌었다. 아동센터에 수업 시간까지 시간이 빠듯했기 때문이다. 마을에 일이 좀 있어서 출발 시간이 늦어져서 걱정했지만  미리 계획된 대로 장을 보니 양이 많아도 금방 끝났다. 오히려 평소보다 센터에 일찍 도착해서 아이들과 여유 있게 수업할 수 있었다


요즘 하루가 멀다 하고 비가 오고 궂은날이 많아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요 며칠 힘든 줄을 모르겠다. 내 생채리듬이 제자리를 잘 찾아가고 있는 기분이다. 아니면 엔돌핀이 넘쳐나서 일시적으로 그런 느낌이 드는지도 모르지.


새벽사용을 결심하고 5일째 되는 날 거의 8시간을 깨지 않고 잤다. 

나의 기록들은 건강 비법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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