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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토끼 Nov 08. 2023

어느 아침, 카페의 포지션맵에 대하여

‘내 자리’를 조금 바꾸어 보는 것

아침마다 종종 오는 카페.

아침의 카페에는 일종의 ‘포지션 맵’ 같은 것이 있다.늘 오는 사람들이, 매일 비슷한 시간대에 카페에 와서는 각자의 ‘내 자리’ 에 앉는다. 그렇게, 은근한 아침의 카페 포지션맵이 그려진다.  


오늘은, 날이 추워지자 늘 앉던 창가 자리에서

안쪽으로 자리를 옮겨 보았다.


10분 후, 어떤 젊은 남자가 ’앗 내 자리에 왜 저 사람이 앉아있지 ‘ 하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더니 옆자리에 앉았다. 그러고 또 5분 후, 나이가 조금 있는 한 여자분이 ’앗 내 자리가 채워졌네’ 하는 느낌으로 나와 그 젊은 남자를 스캔하며, 그 옆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나의 자리 바꿈으로

아침 커피숍의 포지션맵에

아주 작은 파동이 일었다.

그러나 우린 모두 곧,

다시 각자의 자리를 찾아갔고,

각자의 평안함으로 아침 시간을 보냈다.


‘내 자리’를 조금 이동한 것뿐인데,

내가 바라보는 커피숍 안 시선의 각도와,

주변 사람들이 바뀌었다.


늘 앉던 자리에서 조금은 이동해 보는 것,

조금의 변화도 나쁘지 않다, 새롭다.

아니, 조금의 변화인데도

생각보다 큰 전환을 만들어낼지도 모른다.



( 내일 내가 또 오늘의 이 자리에 앉으면 다들 같은 표정일까. 아니면 이 자리를 사수하려고 조금은 일찍 누군가가 오진 않을까. 너무 궁금해졌다. 근데 내일은 아침 회의라, 이 궁금증은 다음 주로 넘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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