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울 Mar 29. 2023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의외의 장점


1.

최근 '50대가 되면서 느낀 장단점' 이런 제목의 글을 봤다. 아직 30대라고 우길 수 있는 나이이지만 참 공감이 가는 구절을 발견. 다시 찾으려니 안 보여서 대충 기억으로 기록한다.


2.

"더 이상 꿈을 좇지 않아도 된다."


이게 나이가 들면서 생긴 장점 중 하나라고 말한다.


3.

어떤 이들은 "이게 무슨 장점이야?" 싶겠지만 나는 이 구절을 읽는데 가슴이 서늘했다.


"잘 알 것 같아서."


4.

나이가 들어 꿈을 좇지 않는 경우는 대개 두 가지다.


1. 이미 이뤘거나

2. 이제 포기했거나.


정확히 말하면 이젠 포기해도 될 명분이 생겼거나.


5.

난 평생을 좋은 게 좋은 거라 생각하고 살았다. 더군다나 업으로 삼고 싶은 분야도 예체능계 쪽이라 더욱 현실과 동 떨어져 있는 시간이 길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인생의 브레이크를 어떻게 잡는지 잊어버렸다.


6.

이미 인생 내비게이션에는 길을 잘 못 들었다는 경고창이 뜬 지 오래였다. 알고 있었다. 그런데 나의 꿈에 갈아 넣은 시간과 돈이 커져갈수록 알면서도 놓지를 못했다. 전형적인 매몰비용의 오류였다.


7.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가정이 생겼다. 그리고 책임질 사람도 생겼다. 그러자 강제 브레이크가 걸렸다. 아니 사실 잘 모르겠다. 내가 멈춘 건지 멈춤을 당한 건지.


8.

자의든 타의든 멈춰야만 하는 순간이 언젠간 찾아 오리라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 순간이 오면 굉장히 고통에 몸부림칠 줄 알았다. 그도 그럴게 내 인생의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으니 말이다.


9.

아, 그런데 아주 긴 한숨이 끊임없이 나올 뿐이었다.


10.

"아! 드디어 다 왔나 보다."


슬픔이 아니라 홀가분함이라니. 사실 그날 스스로가 되게 낯설었다.


11.

아 물론 시즌 1 꿈이 끝났을 뿐이다. 시즌 2가 시작돼서 인생 고달픈 건 여전하다. 대신 재미있는 것도 여전하고. 아니 그 이상.





작가의 이전글 남들 아플 때 같이 안 아프면 큰일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