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어른들이 자녀에게 들려주는 성경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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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는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자, 공동체가 하나님의 율법을 지켜 한 가정을 살려내는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룻 이야기입니다.
룻은 모압땅에 사는 여인이었어요. 그녀는 이스라엘 사람인 기룐과 결혼했어요. 원래 기룐은 베들레헴에 살았는데 부모님과 형과 흉년을 피해 모압으로 이민 온 것이었죠. 룻이 결혼했을 때, 이미 시아버지 엘리메렉은 돌아가시고 없었어요. 그런데, 슬프게도 형과 기룐이 아내와 시어머니만 남기고 죽게 돼요. 성경에 죽은 이유가 나오지 않지만 사고를 당했는지도 모르겠어요. 시어머니인 나오미는 모압 땅에선 더 이상 살고 싶지도 않고, 젊은 두 며느리가 가여워서 재혼하라고 하고 자신은 고향으로 떠나려고 해요. 그때 룻은 완강하게 어머니를 따르겠다고 말합니다.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이 내 하나님입니다. 어머니의 무덤에 저도 묻힐 것입니다. 저를 데려가주세요.”
드디어 꿈에 그리던 고향 땅에 10여 년 만에 돌아오지만, 그녀들이 먹고살 것이 없었습니다. 땅도 없죠, 일할 곳도 없죠, 여자를 써주는 곳도 없죠…룻은 남의 땅에서 곡식 이삭을 주워서 먹을 것을 마련해야 했어요. 해가 뜨기도 전에 룻은 밭에서 열심히 보리 이삭을 줍고, 잠시 목을 축이고, 또 일하고 햇살이 쨍쨍 내리쬐는 동안에도 땅만 보고 허리를 굽혀 일을 했어요. 점차 사람들이 아름다운 구릿빛을 가진 여인 룻을 주목했고, 밭의 주인인 보아스도 눈여겨보기 시작했어요.
보아스: 저 여인이 누군가?
하인장: 주인님의 먼 친족인 엘리멜렉 가문의 며느리라고 합니다. 모압 땅에서 10여 년 지내다가 최근에 나오미와 저 며느리만 돌아왔다고 합니다.
보아스는 룻에게 다가갔습니다.
보아스: 이보시게. 그대 이름이 무엇인가?
룻: 룻이라고 하옵니다.
보아스: 앞으로 다른 밭에 가지 말고 내 밭에서 마음껏 줍도록 하게. 내 하인장에게 일렀으니 물과 먹을 것도 줄 걸세. 어떤 누구도 그대가 하는 일을 막지 않을 것이니 이곳에서 자네 어머니를 봉양하도록 하게.
룻: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를 이렇게 살펴주시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보아스: 그대가 어머니를 모시고 이방 땅인 이곳으로 온 것을 내가 들었네. 여호와 하나님의 날개 아래 보호와 복을 받기 원하네.
그때부터 룻은 마음껏 배고픔 걱정 없이 먹을 것을 구할 수 있었지. 너희들은 보아스가 어떤 사람인 것 같아? 이스라엘 공동체는 가난한 형제자매들에게 항상 곡식을 남겨놓았고, 지금도 기금을 마련해서 고향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있대. 아름다운 전통이지? 옛날 우리 조상들도 품앗이, 두레라고 해서 농사 때 서로 일손을 돕고 함께 김장하고, 줄다리기와 마을잔치를 벌이며 나누는 삶을 살았는데 지금은 보기 어려워서 아쉽구나.
이 소식을 들은 나오미는 보아스가 자신의 가까운 친족이며, 기업을 무를 자임을 깨닫게 돼요. 기업을 무를 자라는 말이 생소하죠? 옛날 이스라엘은 기업(땅이나 후사)을 잃어버린 친척을 대신해 가까운 친족이 대신 기업을 되찾아주도록 했어요. 즉 나오미가 가진 땅, 그리고 후사가 없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찾아줄 의무가 있는 사람이 보아스라는 거예요. 나오미는 이 사실을 보아스에게 알려야겠다고 생각하고 룻에게 이렇게 하라고 지시합니다. 사실 룻은 친절과 배려를 아낌없이 베풀어준 보아스에게 사랑을 느끼고 있었어요. 룻은 선뜻하겠다고 하지요.
룻은 보아스 밭에 세워진 천막에서 밤늦게 오는 보아스를 기다려요. 보아스가 별이 총총 떠 있는 밤에 들어와서 누웠는데 무언가 인기척이 느껴져 깜짝 놀라죠. 룻이 거기 있는 거예요. 룻은 조심스럽게 말합니다. “당신의 옷자락으로 저를 덮어주시기 원합니다. 당신은 우리 기업을 무를 자이십니다.”
사실 보아스도 하나님을 경외하고 성품이 착하고 어머니를 잘 모시는 부지런한 룻에게 반하고 있었죠. 룻이 이렇게 용기를 내주니 보아스는 진심으로 룻을 아내로 맞이하고 싶었어요. 그는 보리 여섯 되를 룻에게 주면서 집으로 돌아가 있으라고 해요. 다음날, 보아스는 엘리멜렉의 기업을 무를 자로 공개적으로 재판을 신청하고 인정받아 룻과 성대한 결혼식을 올리게 돼요.
이들은 사랑으로 결실을 맺고 아름다운 가정을 이루죠. 사실은 이 속에 하나님의 구원 역사가 예비되어 있었어요. 보아스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아세요? 바로 여리고성에 살았던 라합이랍니다. 이스라엘 정탐꾼 중 한 명인 살몬과 결혼한 라합은 어렸을 때부터 보아스에게 하나님이 하신 일, 애굽에 해방된 사건(유월절), 여리고성에서 죽지 않고 살아나고 광야에서 하나님이 어떻게 우리를 인도하셨는지 모세오경을 열심히 가르쳤을 거예요. 그리하여 보아스는 믿음과 지혜가 성숙한 남자였고, 아내도 그러한 사람을 맞이하고 싶었을 거예요. 보아스와 룻은 다윗의 증조부모님이기도 합니다. 이들은 왕의 계보로 이어져 왕 중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까지 이어지는 축복의 가문이 됩니다.
"베레스의 계보는 이러하니라. 베레스는 헤스론을 낳고
헤스론은 람을 낳았고 람은 암미나답을 낳았고
암미나답은 나손을 낳았고 나손은 살몬을 낳았고
살몬은 보아스를 낳았고 보아스는 오벳을 낳았고
오벳은 이새를 낳았고 이새는 다윗을 낳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