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인생의 전부
feat. 양자역학, 카프카
중학생 때인가 보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게 연극이 아닐까? (다들 해본 생각일 듯)
내가 존재하지 않으면 나 외 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나. 커서 보니 역시 괴팍한 천재들이 정리를 해뒀더라. 보는 그 순간에, 보이는 그것이 비로소 존재한단다(???).
그렇다면 내가 있어서 세상이 있다면,
나의 온 삶에 어느 하나 허투루가 없다는 것,
다 의미가 있다는 것,
슬픔도 실수도 농담도 내 삶이 온전해지는 필요장치라는 것이 아닌가.
살짝 입장만 바꾸면 만물은 만물에게 양자역학이다. 오늘 마주친 들꽃에게 나는, 나에게 들꽃은 각자 온전하기 위한 그 순간의 필연이다.
내 발바닥과 땅이, 내 코와 아카시아꽃이, 내 허벅지와 아내의 엉덩이가, 강아지의 눈동자와 내 입꼬리가 전우주적 힘으로 만난다.
양자역학이 무르익은 100년 전 즈음 카프카는 일상이 인생의 전부라고 했다. 카프카는 아인슈타인*을 프라하에서 여러 번 만났다. 천재끼리 단서를 줬을까나.
* 아인슈타인은 양자역학의 토대를 만들고도 양자역학을 의심했다. 양자역학을 이해했다는 사람은 거짓말쟁이라니(리처드 파인만 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