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삼성산 삼막사로 아침 7시 반에 출발했다. 계곡 초입 주차장까지 낮에 갈 땐 30분 걸렸던 길을 15분 만에 돌파했다. 삼막사는 오늘로 두 번째다. 메인(main) 계곡은 가족 피서객 차지다. 등산로로 들어서면 계곡이 하나 더 있다. 졸졸졸 배경음으로 훌륭하다. 이 길엔 햇빛이 거의 들지 않는다. 이끼 덮인 나무, 바위가 많다. 원시적이다. 길 따라 가지만 이정표가 없어서 이 길이 맞나 헷갈리기도 한다. 가던 길에서 살짝 비켜났다가 넓고 평평한 바위를 따라 내려오는 물줄기를 만났다. 비밀정원을 발견한 아이가 되어 카메라를 눌렀다.
삼막사에 오르면 시야가 확 트인다. 이곳까지 도로가 나있고 자전거로 올라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땀방울이 송골송골한 이마를 쓸어주는 바람이 위로의 손길 같다.
내려오니 계곡에 사람들이 넘친다. 물장구치는 꼬맹이를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80킬로 넘는 아들의 그때가 떠오른다. 인생이 이런 것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