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들어갔다가 정아은 작가의 부고를 접했다. 지인이 고인을 추억하는 글이었다. 갑작스러운 일이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를 왜 읽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희미하다. 이 책은 내 작은 서재에 잘 보이는 곳에 꽂혀있다. 논문이 안 써질 때 글쓰기가 두려울 때 책 제목만 봐도 도움이 되어서다.
그녀는 문학상을 받은 기성 작가지만 출판사의 거절에 상처받고 돈이 안되어서 직업을 바꿀까 궁리한다. 북토크 같은 행사 때 잠시 반짝이는 것 외는 종일 벽 보며 머리를 짜내는 숙명을 토로한다. 또 안 팔리면 어쩌나 전전긍긍한다. 그럼에도 그녀는 마음을 다해 글을 쓴다. 솔직함이 감탄을 주는 이 책만 봐도 느낄 수 있다.
책의 말미는, 자본주의는 고통스러운 수많은 '거절'로 돌아간다는 깨달음에 닿는다. 물건 팔기, 회사 들어가기, 논문 싣기, 수주하기, 기타 등등. 보탤 것도 없이 냉랭한 진실이 위로를 준다.
안 팔려서 그녀의 자존감을 떨어뜨린 책들을 찾아 읽는 것으로 고마움을 갚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