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꿨다.
잠들기 전 하품을 연거푸하며 250개의 조각을 포장했다. 아마 7개 정도는 남았다. 결국 이기지 못하고 고양이를 안고 침대로 돌아왔다. 그래서 일단은 꿈도 없이 잘 수 있었다. 어두운 방에서도 몸은 용케도 날이 밝은 것을 안 탓인지 잠은 옅어지고 꿈을 꿨다. 나는 남은 포장을 계속한다. 꿈인 줄을 안다. 하지만 해도 너무한 것이 아닌가? 끝도 없이 들어오는 조각들을 보니 환멸을 느낀다. 아닌 게 아니라 몸 깊은 곳으로부터 그 환멸의 신물이 올라온다. 정말, 시큼한 것들이 두둥실 올라오고 그 압력에 나는 다행스럽게도 꿈의 저편으로 밀려 눈을 떴다.
오늘은 그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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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새롭거나 자유롭지 않을까.
가득 담긴 그릇, 혹은 멀리 깨진 그릇, 혹은 잠겨있는 그릇. 같은 형태의 그릇은 차곡차곡 포개어 놓인다. 하지만 그뿐이다. 제아무리 높아도 혹은 그릇. 아니면 빈.
혹은 잘빠진 모사. 그렇게만 보이는 아닌 것.
종종 시제를 바꾸어 쓴다. 의미는 없다. 바보 같아 보이겠지. 보이지 않지. 찢으라고, 하지만 한 번도 그러지 않았다. 잘빠진 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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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꿈은 창문 하나 없는 곳으로부터, 지상으로, 또 해를 등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