챕터2. 운동과 요리
*챕터1 에 이어서
운동은 아직 습관의 영역이라기보다는 루틴의 영역에 있다. 작년 12월부터 시작했는데, 몸에 익은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몸에 담 걸리는 일이 잦아져서 그 날도 한의원을 찾았다가, 한의사 선생님이 몸이 너무 경직되어 있다며, 몸을 이완시켜주는 운동인 요가를 권했다. 예쁜 몸매, 다이어트가 아닌 정말 건강해지자는 목표 하나로 요가를 시작하게 됐다.
운동은 다른 어떤 것들보다 가장 힘들지만 가장 즉각적인 피드백을 주어서, 처음엔 힘들었지만 습관화 하는 데에 가장 빠른 속도를 내는 것 같다. 처음에 운동을 시작하면 하루가 더 피곤해지는 경험은 모두들 해보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일주일이 되고, 한달이 되고, 6개월을 넘어가면, 힘듦에서 기분좋음으로 바뀐다. 나도 직접 경험해보니 정말 놀라웠다.
작년 12월부터 6월까지 요가학원을 등록해서 새벽/아침 요가를 다녔고 그 후에는 집에서 혼자 일주일에 2~3번 유튜버 ‘에일린요가’님의 영상을 틀어놓고 수련을 한다. 이제는 몸이 안다. 요가를 한 날과 하지 않은 날은 몸과 마음의 컨디션이 다름이 느껴진다. 움츠려있던 가슴도 자연스럽게 펴지고 척추에도 조금씩 힘이 생김을 느낀다. 한달 전부터는 러닝을 일주일에 1~2회 하고 있다. 조금 더 운동 강도를 높여보는 차원에서 시작했다. 헬스장을 다녀오고 나면 또다른 성취감을 느낀다. 35분 러닝머신을 뛰고 근력운동을 15분 정도 하는데, 운동이 끝나고는 정말 무엇이든 내가 해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최근엔 주말 오전에 하는 루틴도 하나 생겼다. 바로 요리. ‘요리도 습관’이라는 유튜버 ‘히조’님의 말에 완전 동의한다. 원래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하긴 했지만 요리 역시 한 번 안하기 시작하면 하기 싫어지고 감각도 잃게 된다.
나는 주말 오전마다 4일치 분량(주말 이틀, 평일 이틀)의 밑반찬을 만든다. 야근이 많고 저녁 미팅이 많은 탓에 남편이나 나나 평일에 집에서 저녁밥을 잘 먹지 못하지만 일주일에 하루이틀 정도는 집밥을 먹는다. 예전엔 그럴 때 피곤하다고 배달음식을 시켜 먹곤 했는데 그게 어느 순간부터 쓰레기도 너무 많이 나오고 오히려 더 피곤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고 새롭게 요리를 하기는 또 쉽지 않고. 그래서 밑반찬을 만들기 시작한 거다. 끼니를 직접 해 먹는 것은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대접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내 손으로 밥상을 차려서 먹으니 건강한 기분도 들고 좋다. 맛있게 먹는 남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좋고.
이렇게 쓰고보니, 이 습관들이 곧 내 일상의 전부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하루는 습관의 산물이고, 그것이 모여 한 사람의 인생이 된다. 습관들끼리 상호작용도 한다. 독서하는 습관은 읽은 책을 기록하는 습관으로도 이어지고 있고, 일기쓰기의 경우 이렇게 조금 더 긴 형태의 글로도 발전한다.
좋은 습관을 들이는 것, 오래 걸리고 지칠 때도 있지만 그저, 계속 하다보면 한 뼘 더 성장하고 한 뼘 더 성숙해진 나를 만나게 된다. 자신감과 자존감 향상은 덤이다.
그런 마음으로 내년에 또 한가지 습관을 만들고 싶은 것이 있다. 바로, 영어공부.
매년 마음 먹었다가 매년 실패한다. 부디, 내년에는 작은 성공을 거두길! 절대 조급해하거나 무리하지 않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