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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선생 Dec 05. 2019

사립학교는 남자 교사만 채용할까?

여자는 사립 교사가 될 수 없나요?

결론부터 말하자.


그렇다. 많은 사립학교는 채용 시 남자를 선호한다. 데이터를 찾아보는 열정까지는 없고, 내가 느끼기에 그렇다. 교사가 되기 전에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고, 교사가 된 후에도 다르지 않다. 사람들이 "서울 사립에 들어가려면 여자는 sky, 남자는 중경외시가 마지노 선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다.


사실, 현직에 있지 않은 사람들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이 (종종 자신의 미임용 사유의 방패막이로 쓴다고 느끼기 때문에) 웃기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의 생각까지 부정할 수는 없다. 내가 남자기 때문에 교사 임용 시 혜택을 받은 것도 부인하지 않는다.


다만 임용 준비생의 경우, '나는 sky 나오지 못한 여자니까 사립 임용은 절대 불가야'라고 생각한다면 곤란하지 않을까? 직장을 얻으려 노력할 때, 자신의 기회를 스스로 박차 버리는 것이니까. 차별과 편견은 부숴야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가능성까지 닫아버릴 이유는 없다.


Q1. 네 말과 네 주장이 다르지 않냐. 너는 분명 사립학교는 남자를 선호한다고 했잖아!


A1. 맞다. 하지만 잘 구별해야 한다. 사립학교라고 남자 교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자 선생님도 많이 계신다. 그 사람들도 사립 채용 과정을 거쳐서 들어온 사람들이다. 여자라고 임용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분명 사립 남고의 경우 남교사의 비율이 대단히 높지만, 사립 남녀공학, 사립 여중고에서는 생각 외로 여자 교사가 많다.


Q2. 너도 남자라 혜택을 받았다고 하지 않았냐!! 네 입장 변호하려고 그렇게 말하는 거지?


A2. 물론이다. 글이란 게 원래 주관성이 들어갈 수밖에. 나 역시 내가 생각한 대로 적고, 내 나름의 윤색을 거칠 수 있다. 다만, 내가 혜택을 받았다고 말한 우리 학교의 예를 들어 보자. 우리 학교는 여학교로서 여자 교사가 70%가 넘는다. 내가 속한 영어과에서 남자는 나 혼자다. 타 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 학교에서 나를 임용할 때 소위 성별 쿼터로 나를 뽑았을 수 있다. 그래서 혜택을 받았을 수 있다고 말한 것이다. 다만, 우리 학교 전체로 봤을 때는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 여성이라고 교사 충원 시 배제한다던가 하는 일은 없다.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Q3. 소수의 경우를 가지고 일반화하지 말아라! 여자가 사립에 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A3. 남자에 비해 훨씬 어렵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는다. 다만, 기회는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하고 싶다. 최근 5년간은 분명 그 기회가 증가했다. 1차 시험의 존재 때문이다. 예전에는 사립학교에서 교사를 뽑을 때 1차를 서류 면접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꽤 있었다. 이를 통해 원하는 인물이나 조건으로 선별해서 2차에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모든 학교가 1차에 필기시험을 본다. 즉, 이미 정해둔 인물이 있다고 하여도 1차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면접의 기회가 없다. 필기시험의 경우 일반적으로 어느 쪽이 더 잘 보는지는 분명하지 않을까?


Q4. 필기에서 전부 여자가 붙지 않는 이상 소수라도 올라온 남자가 임용되는 것 아니냐!


A4. 음모론의 세계에서 대화는 불가능하다. 증명 불가능한 것을 증명하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물론 가능한 이야기다. 하지만, 사립학교가 모두 그렇게 이상한 곳은 아니다. 그곳도 사람들이 꾸려가는 곳이고, 평균 수준 이상의 학력과 도덕성이 있는(혹은 그렇게 믿어지는) 사람들이 자신의 동료를 뽑는 것이다. 남자를 아무리 선호한다고 쳐도, 비교 대상인 여자에 비해 확연히 뒤처지는 남자를 억지로 뽑지는 않는다.


다시 결론.


"여자가 사립학교에 임용되기는 여전히 어렵다. 분명 사회적 편견과 선호도 차이도 존재한다. 하지만, 임용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또한 과거에 비해 그 문이 넓어진 것도 사실이다. 임용고사에만 전념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지만, 사립학교를 자신의 선택에서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채용 기회의 일부를 너무 쉽게 박차는 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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