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어본 지가 얼마나 되시는가? 시를 읽는다고 표현하는데, 시라는 문학은 읽고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내면의 성찰과 감수성을 키워 주는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시는 사람들의 감정을 어루만지고, 힘들 때 위로를 주기도 한다.
짧은 문장에는 깊은 감정이 담기기도 하고, 내면의 고통을 표현하거나, 누군가와 공감하기 위한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시는 또 우리가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아름다움을 포착하거나 구체적인 설명 없이도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만의 상상력과 해석으로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시는 우리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고, 때로는 비판하기도 한다. 현실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더라도, 은유와 상징을 통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해 사람들로 하여금 행동으로 일깨워 주기도 한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고 했던 최영미 시인이 신문에 칼럼으로 기재했던 시 53편을 뽑아 소개한 책이 새로 나왔다. <나에게 영혼을 준 건 세 번째 사랑이었지>에서는 동서양의 다양한 시와 그에 대해 작가가 느낀 감상과 해설을 담았다.
그녀는 시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여전히 시를 읽고 쓰고 있다며, 시에 얽힌 자신의 삶을 전했다.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하루 종일 내 사랑과'에서는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한 시들을 모아 소개했다.
2장 '지난 시절은 돌아오지 않아도'에서는 세월의 흐름과 그로 인한 감정을 담은 시들을 선보였다. 3장 '적당한 고독'에서는 내면의 감정과 고독을 다룬 시들을 모았다. 4장 '가장 좋은 것'에서는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을 담았다.
살다 보면 문득 허전함이 밀려오면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생각해 볼 때가 생긴다. 10대 때는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고민거리를 털어놨다. 하지만 20~30대를 넘어 40대 이후로 나이가 더 들어갈수록 주변에 속을 털어놓을 만한 친구가 그리울 때가 생긴다.
친구가 없다기보단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 못 할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내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바로 책이다. 그중에서도 간간이 내 이야기를 콕 집어서 해주는 것 같은 시를 만날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에 소개된 시 중에서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바퀴 The Wheel]이 특히 눈에 띄었다.
겨울이면 우리는 봄을 찾고 / 봄이 오면 여름을 애타게 부르며 / 생울타리가 이곳저곳 둘러쳐질 때면 / 겨울이 최고라고 선언한다
https://youtube.com/shorts/CZqaXmrEElU?si=3MVr0nODqplotPXk
작가는 세계의 명시에 해설을 곁들인 글 중에서 자신이 아끼던 꼭지들을 골라 책으로 엮었다고 소개했다. 신문에 칼럼 글을 연재하는 동안 힘든 일도 있었지만 부지런히 시를 읽고 해설을 쓰던 그때가 지금도 그립다고 이야기했다.
어느새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올겨울은 이상하리만큼 따뜻하다. 하지만 이내 추운 바람이 불 것이고 나무 잎들도 하나둘 더 떨어질 것이다. 예이츠가 이야기했던 것처럼 겨울이면 우리는 봄을 찾고, 봄이 오면 여름을 애타게 부를 것이다. 또 다른 새로운 계절을 꿈꾸지만 그날은 언제 올 것인가?
이 포스팅은 해냄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작성했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https://blog.naver.com/twinkaka/2236572984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