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문득 허전함이 밀려오면서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생각해 볼 때가 생긴다. 10대 때는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고민거리를 털어놨다. 하지만 20~30대를 넘어 40대 이후로 나이가 더 들어갈수록 주변에 속을 털어놓을 만한 친구가 그리울 때가 생긴다.
친구가 없다기보단 가까운 친구에게도 말 못 할 일들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 내게 위로가 되어준 것은 바로 책이다. 그중에서도 간간이 내 이야기를 콕 집어서 해주는 것 같은 시를 만날 때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책에 소개된 시 중에서도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의 [바퀴 The Wheel]이 특히 눈에 띄었다.
바퀴 The Wheel
-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
겨울이면 우리는 봄을 찾고
봄이 오면 여름을 애타게 부르며
생울타리가 이곳저곳 둘러쳐질 때면
겨울이 최고라고 선언한다
그 다음에는 좋은 것이 없다
왜냐하면 봄이 오지 않았기에
우리의 피를 휘저어놓는 건
무덤에 대한 갈망뿐임을 알지 못한다
https://youtube.com/shorts/FHE2pPBNYi8?si=6bhwfgdRCSATfvL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