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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끌 Dec 05. 2024

멋진 신세계 vs 비상계엄?

이 포스팅은 문예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관점에서 작성했다.


2024년 12월 3일 한국에서 계엄령이 선포되고 12월 4일 다시 해제된 상황을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와 비교해 보면 흥미로운 공통점과 차이점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사례 모두 기술과 권력, 개인의 자유와 국가 통제라는 주제를 공유하지만, 그 실행 방식과 배경은 크게 다르다.


<멋진 신세계>에서 정부는 유전자 조작, 약물(소마), 그리고 문화적 세뇌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을 없애고 집단의 안정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개인의 자유와 자율성은 철저히 억압된다. 만약 한국에서 계엄령이 유지됐다면, 국가가 군사적 권력을 활용해 표현과 이동의 자유를 제한하고 치안 유지를 명분으로 개인의 권리를 억압했을 것이다. 이는 또 다른 형태의 국가 통제라고 볼 수 있다.


헉슬리가 묘사한 세계에서는 "안정과 행복"이라는 명분 하에 개개인의 감정과 자율성이 희생된다. 계엄령이 지속됐다면 한국에서도 유사한 논리로 시민들의 권리 제한이 정당화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두 사례는 국가 통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헉슬리는 과도한 통제가 인간의 본성과 창의성을 어떻게 억압하는지를 보여준다. 한국에서의 계엄 상황 역시 민주적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었다.


<멋진 신세계>에서는 기술적 발전(유전자 조작, 심리적 세뇌)과 약물(소마)이 핵심 통제 수단이다. 이는 은밀하고 체계적으로 개인의 반항 가능성을 제거한다.


반면, 계엄령은 군사적이고 물리적인 방법(군대 동원, 검열, 이동 제한)을 통해 즉각적이고 강압적인 통제를 시도한다. 이 방식은 헉슬리의 세계보다 직설적이며, 시민들의 저항을 더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다.


헉슬리의 소설은 기술적 유토피아를 꿈꾸지만 실제로는 디스토피아적 세계를 보여준다. 1932년 출간된 이 작품은 현대 문명의 방향성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에 의해 통제가 강화되는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헉슬리의 세계에서는 통제 시스템에 도전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결국 체제는 무너지지 않는다. 반면 어제 한국에서 계엄령이 국회의 반대로 해제된 것은 민주주의 시스템이 아직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헉슬리가 그려낸 디스토피아와 달리 희망적인 가능성을 시사한다.


헉슬리가 강조한 다섯 가지 주제는 다음과 같다.


1. 개인 자유의 상실

사회적 안정과 행복을 위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이 억압되는 모습을 묘사한다.


2. 과학 기술의 남용

인간의 자연스러운 삶을 파괴하고 인공적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과학 기술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3. 소비주의 비판

지속적인 소비를 장려하며 이를 통해 경제를 유지하려는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한다.


4. 인간관계의 피상성

깊이 있는 관계보다는 일시적이고 표면적인 관계를 추구하는 사회를 비판한다.


5. 행복의 진정한 의미

약물 '소마'를 통해 인위적 행복을 추구하는 사회를 통해 진정한 행복의 본질을 탐구한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현대 사회의 윤리에 대해 성찰하게 만드는 중요한 작품이다. 한국에서의 계엄 상황은 헉슬리의 세계와는 다른 배경을 가졌지만, 두 사례 모두 국가 통제와 개인 자유의 충돌이라는 본질적 문제를 공유한다. 다만 한국의 경우, 시민들과 국회의 저항을 통해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중요한 차이를 보여준다.


이 책과 함께 읽으면 좋은 작품으로 조지 오웰의 <1984>, 레이 브래드버리의 <화씨 451도>, 커트 보니것의 <타이탄의 미녀>를 추천한다. 헉슬리의 소설은 과학 기술의 발전과 그로 인한 사회 변화를 고민하는 독자들, 그리고 인간의 자유와 행복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 출처 : 박기자의 끌리는 이야기, 책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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