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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점순 Sep 1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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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메타여신 시리즈는 '메타여신NFT(은유작가)'를 토대로 상상한 이야기이며, 실제 작품의 의도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메타빌런


타버스 우주 한 켠에는 장미 꽃밭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작은 들판이 있었다. 그곳에 피어있는 장미는 붉은 와인빛을 띠고 있는데, 붉은 은하의 물을 머금고 자라나 꽃의 색 또한 짙고 붉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붉은 정원에는 꽃을 가꾸며 한 마리의 표범을 기르는 한 여신이 살고 있었다.


여신은 새초롬한 얼굴로 꽃을 가지고 놀며 장난치며 자랐다. 꽃에서 색소를 추출하여 틴트를 만들곤 자기 자신을 단장하거나, 꽃을 이리저리 움직이며 조종하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메타버스 우주를 헤매다 지쳐 쓰러진 표범 한 마리를 만나게 되었고, 여신은 표범에게 자신이 만든 붉은 장미 향수를 콧잔등에 뿌려주었다.


그날 이후로 표범은 반짝이는 것만 보이면 그것을 물어다 여신에게 갖다 주었다. 여신에게 홀려 버려서 그런 걸까? 표범은 우주를 거닐다 비트코인만 보이면 하나씩, 하나씩 물어오기 시작했다. 마치 여신이 갖고 싶었던 걸 갖고 오게끔 조정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게 한쪽 구석에 비트코인이 쌓이면 여신은 이를 다시 가져다 두어야 한다는 핑계로 비트코인 성전에 다녀갔다. 비트코인 성전까지 가는 길에 작은 신당도 들리고 메타 은하도 거닐며 한참을 돌아다니곤 붉은 정원으로 돌아왔다. 메타 은하를 떠돌던 물 나비들이 여신의 꽃 향기를 맡고는 하나 둘 여신에게 얽혀 붙어 따라가기 시작했다.


마침 심심했던 여신은 붉은 장미 정원까지 따라온 물 나비들을 한 데 모아 장미꽃잎에 버무려버렸다. 나비는 장미의 향이 흠뻑 묻어 붉은 빛깔로 물들어갔다. 그렇게 붉게 물든 나비를 멀찌감치 지켜보던 비트코인의 여신은 이렇게 말했다.


"저 년 저거 빌런이네 빌런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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