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공개 May 09. 2023

Shall we dance?


친구들아, 우리들의 무도회장에 초대할게. 


이곳에서 우리 모두는 춤을 추고 있어. 


춤을 왜 추냐고? 글쎄 잘 모르겠어. 


난 그저 사람들이랑 춤을 추고 싶은걸! 재밌거든!


그래서 나는 온갖 집으로 다가가 노크를 하지.


똑똑 , 거기 나와 함께 춤추실래요?


그러면 어떤 언니는 정말 기뻐하며 이렇게 말해.


- 너무 좋아! 나 정말 춤추며 놀고 싶어요!


하지만 날을 세우는 오빠도 있어.


- 내가 왜 너랑 춤을 춰야 하는데?


어떤 곳은 대답이 없어. 묵묵부답이야.


-...


저기, 제가 꽃도 들고 왔구요.


-....


여기 사탕도 있오요. 같이 춤출 사람 먹으라고 준비했오요. 당신이랑 같이 춤추고 싶오요.


- (빼꼼)


근데 어떤 아저씨는 울었어. 


그냥, 내가 똑똑- 하기만 했는데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어. 


그렁그렁 눈물이 맺힌 눈으로 이렇게 말씀하셨어. 


자신의 인생에서 누군가가 자기 집 문을 두드린 적이 없었다고.






그렇게 친구를 데리고 무도회장에 왔어. 


왜 이렇게 무도회장을 좋아하냐고? 


글쎄. 여긴 참 크고 아름답고 치열하면서도 아릿한 곳인 거 같아. 


그래서 너에게 꼭 소개를 시켜주고 싶었어, 보여주고 싶었어. 


무도회장은 어떤 곳인지 이야기해줄게.






친구야, 바로 여기가 내가 사랑하는 무도회장이야. 


모든 사람들은 서로 춤을 출 수도 있고, 춤을 추지 않을 수도 있어. 


다만, 춤을 억지로 추게 만들어선 안돼. 매너가 아니거든.


파트너가 춤을 추기 싫다 하더라도 너무 상처받을 필욘 없어. 


내가 저 친구랑 춤을 추고 싶었지만, 


쟤는 그날 하필면 너무나도 피곤한 바람에 나랑 춤을 추기 싫어할 수도 있어. 


아니면 내 차림새가 저 친구 눈에는 영 맘에 안들 수도 있구, 


뭐 발랄하게 춤을 추는 내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구. 


속이 조금 상하겠지만, 다른 파트너를 찾으러 나설 거야. 


아니면 언젠가 우연히 그 친구랑 마주칠 수도 있어.


그냥 그렇게 신나게 춤을 추다가, 좀 쉬다가, 또 춤을 추는 거야. 


얘랑도 추고, 쟤랑도 추고, 그러다 새로운 춤을 배우고, 집에 돌아가서 쉬는. 


그러는 곳이 무도회장인 거야.






저기 무도회장 밖에 앉아있는 사람들 보여? 


저 사람들의 표정을 봐봐. 


어떤 사람은 울고 있고, 어떤 사람은 자고 있어. 


누구는 잔뜩 화가 난 모양이야. 


저들은 왜 저러고 있냐구? 


글쎄 잘 모르겠다. 내가 한번 물어볼게.




왜 울어요?

- 사람들이 나랑 춤 추려하지 않아.

잉? 당신은 충분히 멋진 사람인 걸요.

- 아니야. 사람들은 다들 나를 잊어버린 것 같아. 내가 춤을 추러 들어가면 나를 반기지 않을 거야.

음.... 근데요, 그렇게 계속 앉아있으면 그저 앉아있는 거일 뿐이에요.

- 나도 알아, 알지만...

춤을 추러 들어가지 않으면 당신을 반길지 아닐지 평생 모를 텐데요. 

- 모르겠어. 자신이 없어..

그럼, 한번 들어가 보는 건 어때요? 같이 가요.!



왜 화가 났어요?


 - 저 사람들은 춤을 제대로 출 줄 몰라.


그런가요? 어떻게 추는 춤이 제대로 추는 춤이죠?


- 춤을 추려면!! 발이 들어올 땐 손이 나가고! 그렇게 파트너를 배려해야지!!


저들은 상관없는 거 같은 걸요?


- 쟤네들 추는 것 좀 봐! 너무 개차반이야!! 나처럼 어? 이렇게 어? 초ㅑㅂ초ㅑㅂ 이렇게 해야

지!!! 이게 맞는 거지!!!


와! 참 잘 추시는 걸요?


- 그치!!!! 춤은 말이야!! 이르케 이르케!! 어??? 이르케 해야 한다고 나 참 진짜 저놈들 하나

도 맘에 안 드네.


음.... 네 그러세요! 반가웠어요! 이만 안녕!






어디 가세요?


- 집에 갈 거야.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 피곤해.


왜요! 무슨 일 있으세요?


- 힘들어.


저랑 이야기 나누시는 건 어떠세요?


- 싫어. 배고파.


이런. 그럼 안녕히 가세요~


- 왜 나 안 붙잡아.


ㅇㅖ?


- 무도회장 질렸어. 다 똑같아. 별로야. 티비나 보는 게 제일이지. 안 그래?


아... 저는 티비랑 잘 안 맞아서요.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요. 티비랑 잘 맞으시나 봐요!


- 티비 좋지. 얼마나 편해. 앉아있으면 무도회장이 어떤 곳인지 다 알려죠.


직접 와보시면 되잖아요.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어요.


- 귀찮아. 갈래.


네, 안녕히 가세요~










어때? 참 재밌지! 


그냥 난 이런 것들이 너무 재밌어. 


무도회장은 그냥 무도회장만 있을 뿐인데, 춤이 무도회장을 만들더라구. 


사람들의 생기가 무도회장의 넓은 공간을 반짝반짝 꾸며주는 거야.


춤을 추는 사람들이 어떤 춤을 추는지, 어떻게 추는지, 누구와 추는지, 행복한지. 


그리고 그 때마다 무도회장은 변해. 


어떤 날은 무도회장은 무너지기도 하고, 언제는 불이 타오르기도 하고, 


가끔은 서늘하기도 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클래식하게 변하기도 해. 


이게 내가 무도회장을 사랑하는 이유야.






네가 춤을 좋아할지는 모르겠지만, 너의 마음에 꼭 들었으면 좋겠다! 


즐겁고 재밌는 기억으로 가득 채우기를-



Sincerely,

요정.

2208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