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스탄틴에게 이것저것 먹여보고 싶어서
누에를 주문했다.
40마리를 주문했는데 60마리가 왔다.
아마 배송일자가 늦어진 것에 대한 선물 같다.
사료도 먹는데서
'세상 참 좋아졌네, 누에를 사료로 키울 수 있다니!' 하며 사료도 시켰는데,
뽕잎을 맛본 누에들은 사료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뽕잎만 쳐먹기 시작했다.
굶기면 사료를 먹을까 싶어 반나절 사료만 둬봤지만
차라리 안 먹고 말겠다며 누에들은 버텼다.
신선한 뽕잎을 먹고 탈피도 두 번한 누에들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뽕잎이 감당이 안되기 시작)
콘스탄틴은 누에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밥그릇에 넣어줘도 그냥 빤히 바라볼 뿐
귀뚜라미 줄 때와 다른 반응이다.
콘스탄틴에게 몸에 좋은 거라며 살살 꼬드겨 억지로 먹이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누에들이 점점 커지고 통통해지면서 귀여워지고 있다는 것.
저 앙증맞은 다리들을 보라!
하얗고 쫀득쫀득하고 조그마한 닭다리들 같다.
매일매일 콘스탄틴에게 먹일 누에를 고르는 게 괴로워지고 있다.
"얘네는 둘이 친해 보이고..."
"쟤는 저렇게 열심히 뽕잎을 먹는데..."
"얘는 똑똑한지 이렇게 먹었다가 저렇게 잡고 먹네..."
하루종일 뽕잎 먹으며 3번 탈피하고
고치를 틀고 그 속에서 번데기로 있다가
하얀 나방이 되어선 짝짓기만 하고 입이 없어 금방 죽어버린다는 누에나방
그 짧은 생이 참...
차라리 행복한 것 아닐까?
사람은 너무 오래 사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