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수진
p56 그저 자기 삶을 낯설게 보게 해 주었다면 끝이다. 철학은 직면이다. 철학은 우울을 직면하게 하고 오늘의 비루함을 직면하게 하고 낯선 삶을 직면하게 한다.
p61 인간의 본질을 만드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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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88 사람의 수만큼 세계가 존재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이 모르는 아픈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부모가 말하는 대로 세계를 받아들인 아이들에게 충격을 줄 정도면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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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1 악플을 달 때 이거 하나만 생각해보자. 자신만 생각하고 사는 건 아닌지. 그 아픔이 비명을 감당할 수 있는지 말이다.
- 다른 사람의 깊숙한 곳에 있는 것을 가지고 장난치지 마라... 비트겐슈타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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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5 도행지이성(道行之而成)
길은 걸어가야 만들어진다.
이처럼 장자는 내가 걸어 다녀야 길이 만들어진다고 말한다. 장자에게 주어진 도라는 건 없다. 도는 자신이 만드는 거니까. 대서양을 넘어 니체를 불러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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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66 남들처럼 살면 안전하다. 쉬운 길이다. 그러나 그 길의 끝이 오히려 더 위험할 수 있다. 이럴 때 용기가 필요하다. 위험하게 살 용기. 니체가 말한 대로 남들과 다르게 자신만의 방법으로 살 수 있는 용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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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39 무소 탐욕(無所貪慾) 하우하 외(何憂何畏)
- 마음을 비웠으니 무엇이 두려우랴 -
사실 제일 무서운 사람은 ‘마음을 비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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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2 뉴스에서 직업적 자살을 접한다.... 중략... 그들은 왜 살려고 들어간 직장에서 살기를 포기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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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61 진짜 두려운 건 나의 죽음이 아니다. 내 죽음으로 인해 지옥 같은 삶을 살아갈 ‘너’의 삶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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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0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아, 내일도 이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다. 다음 날도 그다음 날도’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이 시간의 반복이 영원하지 않다는 생각에 눈물이 차올랐던 적도 있다. 그래서 괜히 더 감사하게 느껴지는 어찌하지 못하는 이런 감정들.--중략-- 늙어간다는 것과 죽어간다는 것의 의미를 철학자들의 언어에서 다시 배운다. 그들의 언어의 옷을 입고 세상에 나가면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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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88 되든 안되든 최선을 다해보는 것, 이것을 철학이 알려줬다. 우리에게 어떤 인과 계열이 만들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우리는 계속 변하는 중이고 어제의 우리는 오늘의 우리와 다르니 말이다.... 중략... 우리만의 철학으로 우리 선에서 최선을 다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