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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진실은 중요하지 않다

by 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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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가 그 사람의 정체를 말하는 것인지 진범을 잡지 못하는 수사당국의 정체를 말하는 것인지 몰라도 된다. 4편짜리 일본 드라마 버전도 있다. 일가족 세 명을 잔인하게 죽인 범인으로 몰려 사형 선고를 받은 고등학생 가부라기가 이송도중 탈옥을 감행하고 800일이 넘는 시간 동안 도망을 다닌다.


그러면서 일본 각 지역에서 만난 두 명의 여성과 한 명의 남성- 사이카, 마이, 카즈야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준다. 가부라기를 쫓는 형사 미타누카는 가부라기에게 총구를 겨누지만 쏘지는 못한다. 그렇게 도망을 다니던 끝이 잡히게 된다.


하지만 가부라기는 자신은 범인이 아님을 처음부터 말했지만 살해된 일가족 중 살아남은 할머니의 기억이 희미해서 가부라기가 범인으로 되었다. 형사 미타누카는 그걸 알지만 윗선에서는 살인범이 누구인가가 중요하지 않고, 탈옥한 가부라기를 잡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탈옥범을 잡는 것이 사람들에게 경찰의 위상을 더욱 알리는 일이다. 그래서 진실은 쓸모가 없다. 형사 미카누카는 명령에 의해서 가부라기를 잡아들이지만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진실을 말하게 된다. 시골에서 학교를 다니던 평범한 학생 가부라기는 하굣길에 들판 너머의 한 주택에서 비명소리가 들리고 그 집으로 가니 사이코패스가 일가족을 무참히 살해한 직후였다.


아버지는 아직 숨이 붙어 있어서 등에 꽂힌 낫을 빼 달라고 해서 낫을 빼는 찰나 할머니가 그 장면을 보면서 경찰들에게 붙잡히게 되었던 것이다. 현행범으로 체포가 된다. 실제에도 사실이 있지만 진실이 아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실은 시간이 흐르면서 몇 명의 거짓과 언론의 발표만 있으면 진실과 멀어지게 되고 새로운 사실이 진실이 된다.


가부라기는 자신의 결백을 위해 할머니가 입원한 요양병원에 간호보조로 들어가는데 800일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 형사 역의 야마다 히로유키와 가부라기의 요코하마 류세이의 연기를 보는 맛이 있다.


이 영화는 해답보다는 질문이 많은 영화다. 왜 그렇게 해야 했나? 왜 결론은 그거인가? 같은 질문들. 그리고 견고하고 단단한 시스템보다는 인간 내면에 집중을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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