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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재 Sep 18. 2024

잡학박사

내 남편은  유사 백과사전

남편은 무엇을 보든지 나에게 설명해 주길 원한다. 아니하고 싶어 한다. 내가 직진만 하고 옆은 안보는 성격, 그리고 나는 내가 하는 일 외에는 관심이 없다. 아니 알고 싶고, 궁금한 사람에게는 관심이 많다. 


남편은 잡학박사다. TV 보다가 몰라서 물어보면 분야  상관없이  척척 대답을 해준다.

 핸드폰을 찾지 않아도 될 정도다. 그래서 학문박사는 아니지만 주박사로 불린다. 


정치와 스포츠는 친정엄마와 이야기가  잘 통해서 친정엄마 돌아가신 후 유일하게 친정모에 대해 제일 많이 이야기하는 사람도 남편이다. 정치인들에 대해서도 학력까지 꿰고 있으니 엄마도 잘 통해서 좋아했다. 

동생들은 어리기도 했지만 남편은 고등학교 때 친구들이 유신시절에 데모해서 졸업을 못 하고 나중에 명예졸업장을 받은 친구들도 있다. 그래서 정치에 밝고 보수와 진보로 나뉘어 친구들과도 티키타카가 많다. 


오늘도 청계천 주변을 걷는데 물고기부터 주변 환경 피는 꽃. 죽은 꽃 등 왕십리에서 60여 년을 살아서 역사를 설명해 준다. 변함없이 처음 설명하는 것처럼  열심히 한다. 알려 줘야 할 의무가 있는 것처럼.

 

난 오늘도 한쪽귀로 듣고 한쪽귀로 흘려보낸다.   

열심히 들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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