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변한 남이섬~
'73년 졸업하고 우연히 만난 친구와 남이섬을 갔었다. 52년 전이다. 1967년 관광지로 지정되었다는 것을 최근에 알았다. 당시 새로운 장소로 각광받던 곳이었기에 갔을 것이다.
그때는 지금처럼 무성했던 나무는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지만 그래도 울창한 나무는 있었고 탁 트인 넓은 풀밭과 섬을 둘러싼 강물 위에 나룻배를 빌려 탄 기억은 지금 생각해도 한 폭의 그림이었다. 나룻배를 잘 젓지 못해 앞으로 제대로 가지 못하고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기도 해서 무서웠지만 곤혹해하던 친구의 얼굴은 좋았던 기억으로 느낌으로만 남는다.
그 후 직장동료와 대학동기, 남편친구들과 오늘 교회 여전도회에서도 갔지만 그날의 기억은 오늘보다도 생생하다. 강물 위의 윤슬은 그때는 보이지 않았는데 오늘은 윤슬마저도 정답다.
오늘 배위에는 만국기가 휘날리고, 여러 나라의 언어들이 우리말 사이에 더러더러 들리고 배 타는 곳은 오일장처럼 북적이고. 메타쉐콰이어 길은 여전히 멋있는데 넓은 잔디밭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즉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옛날의 추억 장소는 있지만 흔적은 사라졌고 그 친구는 살아있을까? 나이가 같으니 살아있을 확률은 많을 것이고.
당시 나와 같은 고둥학교 동기동창과 결혼한 것은 알았다. 지금은 동창 이름도 기억나지 않고, 난 그 친구는 모르는 친구였다.
이제는 떠나보낼 때가 된 것 같다. 자기가 아끼던 만년필을 주며 아듀를 청하던 그 친구를 ~
얼굴도 이젠 기억나지 않는 친구지만 그래도 그 기억은 너무나도 나를 풍요롭게 해 주고, 빈마음을 채워주었다.
고마웠던 친구! 고마운 친구! 영원히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