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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친구의 친구 Jun 28. 2020

평범한 일상에 비추는 스포트라이트

친구의 친구 1호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합니다.

 지난 10월, 정말 '무작정'시작했던 인터뷰 매거진 제작 프로젝트의 1호가 이번 달 막을 내렸습니다. 바야흐로 8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아요. 문득 '친구의 친구'를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쯤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분명 또 다른 꿍꿍이를 가지고 무엇이든 일을 벌였을 가능성이 크지만, 찰나의 순간에 머릿속에 스쳐 지나가던 아이디어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 준 저를 포함한 네 명의 팀원들에게 다시 한번 '수고했어, 그렇지만 앞으로 좀 더 수고해줘'라는 양심 없는 인사를 전합니다..


정말 수고 많았어요. 친구의 친구(FoF) 제작팀.



친구의 친구 창간호 'vol.1 취미의 의미'를 
공식적으로 마무리하며,
 이 시점에서 전하고 싶은 
짤막한 메시지들을 남기려 합니다.



# 독립출판을 준비하는 모두들, 겁먹지 마세요.

 '진짜 대단하다.'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에요. 그렇지만, 매번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서 이내 다른 말로 화제를 돌리곤 했죠.  '나 이제 인터뷰하러 다닐 거야, 주제는 이렇고 저렇고, 방식은 이렇게, 결국엔 책으로 낼 거야.'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어쩌다 말할 기회가 생기면 주위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녔어요.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냥 요즘 나는 퇴근 후 이런 걸 하면서 산다고.


 정말 뜬구름인 줄 알았나 봐요. 그렇지만 텀블벅 펀딩을 오픈하고, 303%의 모금액을 달성하고,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하고, 서울, 부산, 대구 등의 오프라인 독립서점 매대에 160p짜리의 친구의 친구라는 이름을 단 잡지가 깔렸어요. 지인들만 사줄 줄 알았던 'vol.1 취미의 의미'편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팔려나가고,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2호를 기다린다는 메시지가 줄줄이 도착하고 있습니다.


 대단해 보일지 모르지만, 기획부터 인쇄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해내는 '독립출판'을 해보고 나니 확실히 알겠어요. 정말 누구나 해낼 수 있겠다고, 어려워 보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으니 독립출판을 준비하고 있는 모두들 겁먹지 마라고.


* 친구의 친구 인스타그램 계정에서 전국의 입고처를 확인하세요.

 https://www.instagram.com/friend__of__friend/


온 오프라인 스토어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 우린 정말 창의적이야.

 '친구의 친구를 만나고 그 친구의 친구를 만나고 또 그 친구를 만나다 보면 유재석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여섯 다리만 건너면 모두 아는 사이라는 케빈 베이컨 게임으로도 알려진 6단계의 법칙처럼. 유재석도 만날 수 있겠다는 발칙한 상상을 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직 유재석을 만나지는 못했지만 친구의 친구를 인터뷰하다가 알고 보니 내 친구의 친구였고, 편집하는 과정에서 친구의 친구의 도움을 받기도 했고, 곧 공개될 2호 인터뷰이도 친구의 친구였고.. 알게 모르게 연결되어 있는 느슨한 관계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신기하기도 짜릿하기도 한 경험이었지만, 어떻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는 세상의 이치이기도하죠.

'vol.1 취미의 의미' 라는 주제로 인터뷰한 7명의 친구의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친구의 친구 유투브에서 친친파티 영상을 보실 수 있어요.  https://youtu.be/rPYU4QH5opM


 관련이 없어 보이는 것들의 관계를 새로이 만들어 나가는 능력을 창의력이라고도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친구의 친구를 만나며 인터뷰하고, 이들을 엮어준다니. 우린 정말 창의적인 집단이야'라고 자아도취할 때가 있는데, 뭐 어때요. 부족한 부분도 많겠지만, 좋은 점만 볼래요. 부족한 부분을 메꾸어 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희는 우리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시켜나가자는 마음가짐이에요. 이런 사고가 정신건강에 좋거든요..!


# 모두 특별한 존재다.

 친구의 친구는 이미 사회에서 주목받고 있는 특별한 인물, 존경할 만한 롤모델 등의 대상이 아닌 우리 주위의 흔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는다는 콘셉트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나 공감할만한 일상에서의 이야기, 내 주위에도 얼마든지 있을법한 이야기를 담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다음 인터뷰이를 지목하는 과정에서도 특정한 제재를 가하지 않았습니다.


 틀을 만드는 순간, 얻을 수 있는 것보다 잃을 것이 많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독자들의 반응은 예상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흔하고 평범한 소시민들의 이야기도 담아주세요..'라는 피드백을 받은 순간, 머리가 띵 했어요.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는 말이지만, 결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사실 한분 한 분을 만날 때마다 보통사람들과 다르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어요. 정말 내 주위에 있는 그냥 '친구'중 한 명과 이야기를 나눈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이 이야기들에 주목하여 영상을 제작하고, 글을 내보내고, 잘 다듬어서 세상에 내보냈더니 모두들 나이스 해 보였던 걸까요.


흔하고 평범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던 매번의 인터뷰

 

 피드백을 받고 난 후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하나였습니다. '아무리 평범한 사람의 이야기를 담는다 하더라도, 평범해 보일까?' 이 세상 사람 모두는 각자만의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이야기를 1권의 책이라고 본다면 70억 개의 중복되지 않은 책이 이 지구 상에 존재하는 셈이죠. 사실 친구의 친구는 평범하지만 '특별한' 존재들의 이야기를 담았던 겁니다. 이 피드백을 주신 분의 이야기도 우리가 담는다면, 아주 특별해 보일 거예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원래 특별했고, 특별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당신은 하나뿐이니까요. 친구의 친구는 평범한 일상에 비추는 스포트라이트에 불과합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준 피드백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의 삶에도 스포트라이트를 비출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vol.1 '취미의 의미'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친구의 친구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주제로 
2호에서도 계속됩니다.





2020.6.28

친구의 친구 1호를 마무리하며.




친구의 친구(FoF)의 더 많은 이야기▼

https://linktr.ee/friend_of_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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