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gle Analytics 4 : 1편
무언가를 공부하고 싶은데, 당장 활용할 곳이 없다면 꾸준히 지속하기 어렵다. 가령, 귀여운 3D 일러스트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만으로 블렌더 공부를 시작한다면, 도넛 한두 개를 만들다가 그만두기 십상이다.
이와 비슷하게, 데이터 분석 역량을 키우고 싶어서, 강렬한 빨간색 표지의 'Data-Driven UX'라는 책을 구매해서 읽었다. 이 책을 통해 구글 애널리틱스에 대해 배웠지만, 당장 활용할 곳이 없어서인지 툴을 깊게 이해하고, 학습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지난 학기에 '데이터 드리븐 디자인'이라는 수업을 수강하며,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한 데이터 분석 과제를 수행하는 경험을 가졌다. 짧은 시간이었기에 역량이 월등히 성장하진 못했지만, 이 경험을 통해 구글 애널리틱스의 필요성과 학습 방향성에 대해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그렇게 학기가 끝나고 방학이 시작되면서, 구글 애널리틱스를 다시 학습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찾아보았다. 그중 패스트캠퍼스에서 좋은 강의를 발견하게 되었고, 이 강의를 바탕으로 구글 애널리틱스를 학습하면서 이전에 학습했던 내용들을 더해 여러 시리즈에 걸쳐 인사이트를 기록해 보려고 한다.
이번 글은 '[패스트캠퍼스] CLASS : 유성민의 GA4, 12시간 만에 끝장내기'에서 'Chapter 1' 내용을 다루고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Google Analytics)는 사용자가 웹사이트나 앱에 접속해 남긴 기록인 로그(log)를 분석하는 도구이다. 이 '로그'라는 단어는 과거 선원들이 항해일지를 통나무에 기록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원처럼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이 남기는 기록은, 마치 웹사이트를 돌아다니며 사용자들이 남기는 기록과 유사하다는 느낌이 든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이러한 기록들을 분석해 사용자들의 행동 패턴을 파악하고, 비즈니스의 성과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는 도구이다.
2005년에 버전 1로 출시된 구글 애널리틱스는 2020년에 버전 4(GA4)를 맞이했다. 버전 4 출시 이후에도 이전 버전인 버전 3(UA)이 여전히 많은 사용자들에게 사랑받았지만, 구글 정책에 따라 2023년 7월부터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이에 따라 버전 3을 사용하던 사용자들은 새로운 버전인 구글 애널리틱스 4를 학습해야만 했다.
새로운 버전인 GA4는 이전 버전인 UA와 비교했을 때 두 가지 큰 차이점이 있다. 첫 번째 차이점은, UA는 웹 로그를 분석했지만 GA4는 웹과 앱 로그를 모두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앱을 통해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서비스들이 증가함에 따라, 앱 데이터를 웹 데이터와 함께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차이점은, GA4는 UA에 비해 자유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자유도가 높아졌다는 것은 초보자가 다루기에는 어려울 수 있지만,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더 높은 퍼포먼스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외에도 GA4는 이전 버전에 비해 다양한 변화들이 있고, 현재도 계속 개발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기능과 개선 사항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는 주로 마케터들이 사용하던 구글 애널리틱스는 최근 들어 기획자와 디자이너들도 기획과 디자인 시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는 직군 자체가 넓어짐에 따라, 사용자마다 사용 목적과 활용 방안은 다르겠지만, 이 강의에서는 큰 틀에서 구글 애널리틱스의 주요 사용 목적을 세 가지로 이야기하고 있다.
매체의 사전적 정의는 '어떤 작용을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전달하는 물체 또는 그런 수단'이다. 이는 서비스와 사용자 간의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며, 서비스는 사용자와 매개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활용한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광고'이다. 이러한 광고를 고효율로 한다는 것은, 어디에 비용을 투입했을 때 가장 효율적인지 찾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 서비스에서 신규 사용자 유입을 위해 인스타그램, 유튜브, 네이버에 광고를 집행했다고 가정해 보자. 3개의 매체에 똑같이 10,000원이라는 비용을 사용했고, 광고 결과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100명, 유튜브를 통해 70명, 네이버를 통해 50명이 유입됐다. 결과적으로 인스타그램이 가장 많은 신규 사용자를 유입했기 때문에, '고효율 매체'라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 이 결과를 바탕으로 다양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예를 들어, 고효율 매체인 인스타그램에 비용을 더 투입하여 더 많은 신규 사용자를 유입할 수도 있고, 효율이 떨어지는 유튜브와 네이버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보완하는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는 현상을 발견해 줄 뿐, 정답을 내려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가설을 세우는 의사결정은 데이터뿐만 아니라 개인의 주관과 경험 등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받으므로, 같은 데이터를 보더라도 다른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이 사례에서는 매체 자체만 다루었지만, 매체에서도 노출 빈도, 노출 위치, 노출 시간 등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할 수 있다.)
고품질 유저를 찾는 것은 우리 비즈니스에서 가장 높은 전환율을 가진 사용자 유형을 찾는 것이다. 여기서 '전환'이란, 우리 비즈니스가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이라면, 전환 중 하나는 '구매'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 비즈니스에서 수집되는 다양한 고객의 행동(이벤트) 중 중요한 행동을 전환이라고 한다. 따라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고품질 유저란, 쉽게 말해 "누가 우리 서비스에서 돈을 많이 쓰냐?"로 정의할 수 있다. 강의에서는 떡을 판매하는 브랜드를 예시로 들고 있다. 떡은 보통 65세 이상 노인들이 좋아할 것이라 예상하지만, 데이터를 살펴보니 40, 50대 주부가 많이 구매하는 경향을 발견했다. 또한, 구매 시기 데이터를 함께 확인해 보니, 이 사용자 유형은 11월에 유독 구매 전환이 높아지는 경향을 발견했다. 이를 통해 유추한 결과, 고3 자녀를 둔 40, 50대 주부가 수능 시즌에 자녀를 위해 떡을 많이 구매한다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해당 시즌에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효과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던 사례를 다루었다. 이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고품질 유저를 찾고, 해당 유저의 패턴을 파악해 전환을 극대화할 수 있다.
고관여 행동을 찾는 것은 우리 비즈니스에 들어온 사용자들이 구매하기 전에 어떤 정보를 탐색하며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대표 이커머스 '쿠팡'에서 샴푸를 구매하기 위해 상세 페이지로 진입한 사용자가 100명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 중에서 구매를 완료한 사용자는 10%. 이 10%의 구매 전 행동을 확인했더니, 3%는 제품 상세 정보를 오랜 시간 동안 스크롤해서 확인한 후 구매로 전환했고, 7%는 제품 상세를 보지 않은 채, 리뷰를 오랜 시간 동안 보고 구매로 전환한 것을 발견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고관여 행동'은 리뷰를 상세하게 보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고관여 행동을 관측했으면, 이를 극대화해 전환율을 높일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우리 서비스에서 구매를 많이 하는 사용자들은 고객의 리뷰를 중요시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서비스 홈에 좋아요를 많이 받은 리뷰 일부를 배치할 수 있다. 또는, 리뷰 작성 시, 포인트를 지급하여 서비스 내 리뷰의 수를 늘리는 전략을 취할 수도 있다. 이처럼 구글 애널리틱스를 활용해 고관여 행동을 찾고, 전략을 수립해 전환을 극대화시키는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는 고객의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설을 세울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하지만, 구글 애널리틱스는 현상을 보여줄 뿐, 어떻게 하라고 직접적으로 정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의사결정은 데이터를 포함해 비즈니스의 비전, 관측자의 개인 경험 등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의사결정해야 한다. 또한, 무료 도구인 구글 애널리틱스의 데이터 정보가 100%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획과 디자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지 않은 기획과 디자인 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