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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로이 Jun 14. 2023

In Water (2023)

흐릿해서 더 아름다워라

초점이 나간 장면들을 보면서 ‘오류 난 영화 파일인가?’ 이렇게 생각한 사람이 나만은 아닐 듯. 근데 어떤 장면은 흐릿해서 더 아름답더라. 파도 소리만 들리는 흐릿한 바다 장면은 마치 움직이는 미술 작품 같았다. 홍상수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폴 세잔의 작품 같기도 하고. 바다를 집요하게 관찰하리라, 다짐하는 것 같기도 하고.

이 한 시간짜리 작품의 제작, 각본, 촬영, 편집, 음악, 연출까지 도맡은 홍상수의 미니멀리즘은 어디까지 가려나. 문득 단 세 명의 신인급 배우로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을 것 같은 기간 동안 만들어낸 이 영화의 제작비가 어느 정도일지 궁금해졌다. 500만 원도 들지 않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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