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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랑쥐 Sep 21. 2021

[남편의글] 박지성을 따라잡는 나만의 비법

내 인생의 영감

intro

내 인생의 영감


문득 새로운 영감이 떠오르는

날은 언제인가?


내가 받은 영감은 어디로부터 오는가?


내가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감을 얻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하고 있을까?




[남편의글]박지성을 따라잡는 나만의 비법


얼마 전 주말 저녁 TV 채널을 돌리다가 유재석씨가 진행하는 프로그램 <유퀴즈>를 봤다. 게스트로 은퇴한 축구 선수 박지성씨가 나왔다. 박지성은 못 참지~! 채널을 고정하고 인터뷰를 지켜봤다.


사실 다 아는 이야기였다. 중·고등학생 때의 우상 박지성 선수의 일대기는 글이나 영상으로 여러 번 돌려본 내용이었다. 하지만 다시 봐도 그가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평가전에서 프랑스를 상대로 골을 넣는 장면, 영국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선수로 출장해 첼시를 상대로 결승 골을 넣는 순간 등을 볼 땐 여전히 가슴이 떨렸다. 박지성 선수의 이야기만 들어도 가슴이 뛰는데 진행의 달인 유재석씨가 이걸 이끌어내니 감동이 두 배였다.


나는 이처럼 자기 분야에서 보통의 수준을 뛰어넘는 인간의 능력을 볼 때 가슴이 뛴다. 

요즘 내가 즐겨보는 유튜버인 스타크래프트 전 프로게이머 김성현씨가 자칭 아마추어 고수를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노는 모습을 볼 때, 보통의 시청자는 재밌다고 웃지만, 나는 경이로움을 느낀다. 남의 돈을 받고 어떤 일을 하는 프로와 동네에서 좀 잘한다는 고수의 차이를 실감하며 소름이 돋는다.


이런 초인을 볼 때 나는 나도 저 경지에 가까이 가고 싶단 마음이 끓어오른다. 내가 잘하는 분야에서 현실을 뛰어넘고 한계를 극복하고 싶은 의지가 충만해진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독자들께 고백한다. 그래, 뽕이 차올랐다. 국뽕이든 뭐든 간에 난 그 순간에 머리 회전이 빨라진다. 내가 할 수 있는 멋진 아이디어가 샘솟는다. 생각이 팝콘처럼 터진다.


이럴 땐 반드시 메모장을 꺼내야 한다. 그 순간의 생각을 거칠게라도 기록해야 한다. 요즘엔 스마트폰의 펜슬로 쓰거나, 카카오톡 나에게 보내기를 이용해서 메모를 한다. 뜨거운 영감은 곧 현자 타임이 오면서 연기처럼 휘발한다. 다시 생각해보려 해도 그때처럼 생각이 유연하게 전개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 순간에 붙잡아 놓아야만 한다. 스마트폰과 PC에서 함께 편집할 수 있는 메모장에 나만의 '아이디어 노트'를 만들어서 떠오른 영감을 종합해 두면 더 좋다.


메모해 둔 아이디어는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대개 시간과 적절한 상황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 땐 일단 그냥 두자. 다음 번 또 뽕이 차오르는 순간에 이 노트를 열어 기록하면서 묵혀둔 지난 아이디어들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나에게 딱 필요한 아이디어를 발견하거나, 과거엔 당장 실행하기 어렵던 생각이 이제는 가능한 순간일 때가 있다. 나중에 봤을 때 별로인 아이디어는 생존 기회를 몇 번 더 줘 보자. 다다음에 봤을 땐 다시 괜찮아 보일 수 있다. 지금 이 글은 몇 주 전 <유퀴즈>를 보다가 떠오른 생각을 카카오톡에 적어놨다가 '끌올' 해서 썼다.


영감을 얻는 경로는 사람마다 다양하다. 누군가는 걸을 때, 수다를 떨 때,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때 아이디어가 떠오른다.


찾아오는 경로는 다양하지만 영감은 워낙 뜨거워서 잠깐이면 연기처럼 공중에 흩어져버린다는 점은 누구에게나 같다고 생각한다. 영감을 실천하는 사람은 이걸 붙잡기 위해 메모를 하고, 녹음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영감을 붙잡으려면 차가운 기록이 필요하단 것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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