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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번째 풀코스 마라톤 참가의 날

70대의 나의 모습을 상상하며

by HRNOTE

100번째 풀코스 마라톤 참가의 날


새벽 5시 알람이 울리고, 드디어 대회 날 아침이 밝았다. 일찍 일어나기 위해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침대에 누웠지만, 설렘인지 긴장감인지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했다. 결국 새벽 1시가 넘어 잠이 들었다. 4시간 밖에 자지 못했지만, 의의로 정신은 또렷하다.


3개월 동안 1,000Km 가까이 달렸다. 이번 마라톤에서의 목표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 아프지 말고, 완주를 하자. 두 번째는 좀 더 대회를 즐기자. 60대를 지나면서 매해마다 마라톤 완주기록이 조금씩 뒤쳐지고 있다. 앞으로 풀 코스 마라톤을 몇 번이나 더 완주할 수 있을까? 호수 주변으로 단풍의 정취를 느끼며 달릴 수 있는 춘천마라톤은 풍경이 좋기로 유명한 대회이다. 난 이 대회를 10번 넘게 참가하면서 몇 번이나 풍경을 즐겼을까?


오전 7시 대회장에 도착했다. 8시까지 도착이지만, 많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여유 있게 도착을 했다. 주변을 바라보니 20대부터 나와 비슷한 70대까지 많은 사람들이 바삐 움직인다. 마라톤 동호회를 통해 모인 단체 참가객도 있고, 나와 같이 혼자서 온 분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언제부터인가 나이가 많은 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전 8시 50분 드디어 출발선에 섰다. 가장 설레는 시각이다. 오늘 난 완주를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욕심을 조금 낸다면 4시간 안에 들어올 수 있을까? 불과 2시간 전에 다짐했던 풍경을 즐기자는 목표는 없어지고, 출발 선에 서니 다시 기록에 대한 욕심이 슬며시 고개를 내민다.


카운트다운 5, 4, 3, 2, 1. 이제 진짜 출발이다. 4시간 후에 결승선에서 혼자서 웃고 있는 나를 마주할 수 있기를 바란다.



(참고)

저는 지금 글쓰기 모임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매주 1개의 주제로 글을 쓰는 모임)

해당 글쓰기 과정을 통해서 제가 작성한 글 중 마음에 드는 글 하나를 브런치에 공유합니다!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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