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다운 Oct 20. 2024

퍼스널 브랜딩, 그거 꼭 해야 해요?

몇 년 전부터 서점에서, 온라인에서 자주 보이던 단어. 바로 '퍼스널 브랜딩'이라는 단어다.


'퍼스널 브랜딩'의 사전적인 뜻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한 사람을 브랜드처럼 여기며, 그 사람의 가치가 돋보일 수 있도록 이미지를 만들어 관리하는 행위이다.

개개인이 온라인에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것이 당연한 이 세상에서 '퍼스널 브랜딩'은 더 이상 특정인만을 위한 마케팅 용어가 아닌, 온라인에 sns 채널과 아이디만 있다면 누구나 해야 하는 용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나는 이 단어에 왠지 모를 거부 반응이 생겼다. 이유 없는 알레르기 반응 느낌.


왜 내가 이 단어를 꺼려하게 되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아마 서점이며 이곳저곳에서 '꼭 해야만 해'라고 이야기하며 '당연시'하는 것이 나에게는 다소 '부담'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마음 한편으로는 나 자신을 잘 나타내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동시에, '꼭 그렇게 내가 어떤 사람인지 스스로를 분석하고 키워드를 찾아서 그 키워드 중심으로 나와 관련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해?'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어딘가 나를 그렇게 표현한다는 것이 '피로한 일'처럼 느껴졌다.



사람들에게 관심받는 것도 좋아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도 좋아한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생각을 주고받으며 세상과 타인을 이해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나에겐 어쩌면 '퍼스널 브랜딩'이 꼭 해야만 하는, 필수 의례였을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나에 대한 콘텐츠를 올리는 것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다.



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궁금증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동일했다.


십 대 때부터 '내가 어떤 사람인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이십 대에는 일부러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들며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하고 탐구하는 것을 즐겼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의 기본이자 기초라고 생각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것은 젊은 날 그쳐질 일이 아니라, 평생에 걸쳐해야 할 일일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라는 것은 어쩌면 '나 자신'에 대해 평생 끊임없이 탐구하고 알아가는 과정일지도 모르겠다.



나 자신에 대한 탐구의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이곳저곳 커뮤니티에 속해서 이야기도 들어보고, 글을 적어보기도 했다. 그리고 다양한 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하는 '퍼스널 브랜딩'의 본질은 결국 내가 그토록 관심을 가졌던 '나 자신을 탐구하는 것'과 맞닿아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나에게 약간 부정적인 느낌이 들었던 건, 마케팅이나 영업 용어처럼 쓰이며 이유도 모른 채 ‘꼭 해야만 하는 일’로 비쳐 거부 반응이 살짝 들었던 것 같은데, 이렇게 이 행위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 보니 이 단어가 예전처럼 무겁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았다.


나 자신을 탐구하는 일, 그리고 탐구한 나를 가장 '나답게' 표현하는 일이 '퍼스널 브랜딩'이라면 나는 앞으로 더 적극적으로 나의 '퍼스널 브랜딩'을 연구하고, 알리고 싶다.


가장 내가 원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우선 나 스스로가 나 자신에 대해 잘 알아가는 것이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특정 시간, 혹은 어느 정도의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서 '나 자신'을 쉽사리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일상 속에서 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가 동반된다면, 나는 하루하루 살아갈수록 더 나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 많아지고 더 나를 잘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자신을 알게 되면, 나다운 것으로 나답게 일을 하고 싶다. 그게 아직은 어떠한 형태의 일이 될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전보다 더 나에게 잘 어울리는 일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나답게 일을 하는 것. 그렇게 일상의 행복을 적립해 가는 것.


유명해지고 싶은 욕심과 나를 열렬히 세일즈 하고픈 마음보다는, 나와  잘 맞는 사람들과 이 안전하고 평안한 울타리를 지키며 나에 대해 이야기하고 타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세상을 배우고 알아가고 싶다. 그러면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나다운 인생이 되어있을 것 같다.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나에 대한 기록을 계속하는 것. 나의 생각을 자주 남겨서 그 기록물 사이에 나라는 사람을 더 살펴봐야겠다.


작가의 이전글 잠깐 저 방학 좀 가져도 될까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